교육은 조화(調和)다

2006.06.18 08:49:00

마이크 린더가 쓴 ‘골프가 주는 9가지 삶의 교훈’이란 책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골프 실력이란 것은 집중하기와 놓아두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 하고 있는 동작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놓아두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다.’ 저는 이 구절을 읽고 또 읽고 반복해서 읽고, 생각하고 했습니다. 오늘 새벽에도 이 구절을 생각했습니다.

아하, 교육이라는 것이 바로 조화(調和)로구나! 교육이란 골프와 같이 집중하기와 놓아주기의 조화, 이성과 감성의 조화,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 말과 행동의 조화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가운데 한 학생의 문제가 발견되면 그 학생에 대한 집중적인 지도를 하게 됩니다. 원인이 무엇이며 그에 대한 지도대책을 세우고 꾸준히 지도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집중적인 지도만 계속된다면 그 학생은 피곤하게 되고 선생님의 지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어 지도의 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때가 되면 집중적인 지도 후에는 반드시 놓아주기를 시도하여 그 학생이 자율적인 행함이 있도록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후 다시 ‘집중하기, 놓아주기’의 반복으로 학생이 안고 있는 문제를 고쳐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은 이성의 감성의 조화입니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 감정적으만 지도하면 학생들도 선생님에게 감정적으로 대합니다. 그렇다고 학생들을 논리적으로 따져가면 이성적으로만 지도하면 학생들은 정서가 메마르게 되고 맙니다. 때로는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잘못을 지적하고 깨우쳐주며 때로는 따뜻하게 감싸주면서 부모 같은 심정으로 다가가 지도해야 합니다. 이성과 감성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교육의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또 교육은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입니다. 우리학교에는 모든 면에 모범을 보이시는 원로 선생님이 한 분 계시는데 이 선생님께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을 눈여겨 지켜봅니다. 어떤때는 학생들을 불러놓고 호통을 칩니다.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오리걸음을 시키기도 하고, 손을 들게 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는 교무실에서, 휴게실에서, 조용한 곳에서 아버지의 인자한 모습으로 다가가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이 선생님은 강한 면과 부드러움을 함께 지니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는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로 학생들을 잘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너무 강하게만 지도하시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호통만 치고 야단을 치십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너무 부드럽게만 지도하시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항상 웃으시며 다정스럽게 다가가 대화를 나누며 눈높이를 낮추며 함께 해 줍니다.

이와 같이 너무 강한 모습만 보여주면 학생들도 반감이 강하게 나타남을 보게 됩니다. 또 너무 부드러운 모습만 보여주면 학생들의 통제가 어려운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니 강한 선생님은 부드러운 면도 함께 지니셔야 하고, 부드러운 선생님은 강한 면도 함께 지니셔야 합니다. 그래야 교육의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교육은 말과 행동의 조화입니다. 어떤 선생님은 행동으로는 보이지 않고 말만 합니다. 그러니 학생들의 반응은 소극적입니다. 어떤 선생님은 행동만 하고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극이 없어 반응도 없습니다.

며칠 전 저녁시간에 운동장 트랙을 돌면서 휴지 등 각종 쓰레기를 주워 손에 들고 트랙을 돌았습니다만 말을 하지 않으니 어느 학생도 휴지를 줍는 학생이 없었습니다. 몇 바퀴 돌다가 교문 앞에 화단출입을 금지하기 위해 화분에 쇠말뚝을 박아놓고 줄을 쳐 놓았는데 학생들이 놀다가 넘어져도 바로 세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걸 세우라고 하니 내가 손에 휴지를 많이 들고 있는 것을 보고는 두말도 하지 않고 순종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역시 교육은 말과 행동의 조화를 이룰 때 교육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몇 년 전 마산에서 유명한 무학산 중턱을 올라가게 되었는데 가운데는 대나무가 오목하게 서 있었고 양쪽 옆과 뒤에는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대나무를 보니 대나무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또 벚꽃을 보니 역시 벚꽃도 말이 아니었습니다. 동시에 대나무와 벚꽃을 보니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대나무와 벚꽃의 조화가 주는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한번 상상이나 해 보십시오.

교육은 조화(調和)입니다. 조화를 이룰 때에 교육의 효과는 배가되고 아름다움은 극치에 이릅니다. 교육은 집중하기와 놓아주기의 조화, 이성과 감성의 조화,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 말과 행동의 조화입니다. 오늘 아침 이런 교훈을 준 마이크 린더의 ‘골프가 주는 9가지 삶의 교훈’은 일요일 새벽에 저에게 주는 기쁨의 선물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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