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師弟)의 다섯 가지 법칙

2006.06.28 14:22:00

여러 선생님, 오늘 새벽 프랑스와의 경기 잘 보셨습니까? 저도 새벽 세 시에 일어나서 그 때부터 잠을 자지 않고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을 했습니다. 프랑스와 비겼지만 사실상은 이긴 경기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세계 강팀을 무승부로 이끌다니!

역시 경험 있는 감독의 치밀한 작전, 용병술, 경험 선수의 후반기용, 선수들의 자리바꿈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기적 같은 동점골을 얻게 만들어 마침내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습니다. 경험이 모험을 앞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더군요.

어제 오후는 ‘부부의 법칙’이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서는 모든 사물에는 법칙이 있듯이 부부의 관계에도 법칙이 있고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 속에도 ‘사제(師弟)의 법칙’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 속에는 ‘사제(師弟)의 다섯 가지 법칙 즉 ‘메아리의 법칙’,‘실과 바늘의 법칙’, ‘고무줄의 법칙’, ‘타이어의 법칙’,‘고객의 법칙’이 적용되면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는 원만한 관계가 유지되고 교육의 효과는 배가될 것 아니겠는가 하는 기대를 해 봅니다.

먼저 ‘메아리의 법칙’의 적용입니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넌 천재야’라고 하면 학생들은 기분이 좋아 ‘선생님도 역시 천재입니다.’하면서 되돌아옵니다. 그리고는 선생님을 신뢰하게 됩니다. 학생들의 가능성에 대한 칭찬과 격려는 그 학생을 가능성에 도달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바로 선생님의 믿음과 신뢰로 연결됩니다.

선생님이 어떤 학생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하면 그 학생도 마찬가지로 선생님에 대해 좋지 않게 말을 합니다. 만약 어떤 학생에게 ‘넌 바보야’ 하면 그 학생도 역시 ‘선생님도 바보예요’합니다. 그리고는 선생님에 대한 반감이 생기게 되고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맙니다.

요즘 어느 방송국 주말연속극 드라마에 나오는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아르바이트 대학생은 ‘야 꼴통아’라고 계속 부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니 그 학생은 기분 나빠하고 상대방에게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을 봅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인 말을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들도 선생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사라지고 긍정적인 말만 하게 됩니다. 그래야 학생들은 사기가 살아나고 공부할 용기가 생깁니다. ‘메아리의 법칙’의 적용이 선생님과 학생과의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바탕이 됩니다.

다음은 ‘바늘과 실의 법칙’ 적용입니다. 바늘이 가면 반드시 실이 따라가야 합니다. 바늘이 너무 빨리 가면 실이 끊어지고 바늘이 너무 늦게 가면 실이 엉키고 맙니다. 바늘대신 실을 잡아당기면 실과 바늘은 따로 놀게 됩니다. 바늘과 실은 자신의 역할을 바꿀 수 없고 바꾸어서도 안 됩니다. 실과 바늘의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이 있는 곳이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우리학교에는 평일에는 말할 것도 없고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도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 자율학습을 하고 있으니 선생님들은 언제나 함께 동행함을 봅니다. 이게 바로 바늘과 실의 법칙입니다.

그리고 선생님들께서 수업하실 때 진도를 너무 빨리 나가면 학생들은 따라오지 못해 끊기고 맙니다. 또 너무 늦게 진도를 나가면 학생들은 지겨워 딴 짓을 하거나 잠을 자든지 합니다. 그러니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속도의 조절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은 고무줄과 같아서 선생님께서 잡아당기면 긴장하게 되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지만 선생님께서 풀어주면 학생들은 느슨하게 되어 긴장이 풀어지고 사고가 날 위험성도 있게 되며 수업분위기나 자습분위기가 산만하게 됩니다. 그러니 ‘고무줄의 법칙’을 잘 기억하여 풀어줄 때는 풀어주어야 하지만 평소에는 긴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잡아당기는 역할이 꼭 필요합니다.

요즘 날씨가 더운 데다 월드컵 열기로 인해 학생들이 들떠 학습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음을 봅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선생님들은 ‘고무줄의 법칙’을 적용하여 긴장이 풀어지지 않도록 잡아당기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 다음은 ‘타이어의 법칙’의 적용입니다. 사막의 모래에서 차가 빠져 나오는 방법은 타이어의 바람을 빼는 일이라고 합니다. 공기를 빼면 타이어는 평평해져서 바퀴표면이 넓어지기 때문에 모래 구덩이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학교현장에서 선생님과 학생과의 갈등은 꼭 있게 마련입니다. 서로의 갈등관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타이어의 법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선생님, 학생 모두가 자만심과 고집의 바람을 빼는 것입니다. 그래야 선생님도 살고 학생도 살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고객의 법칙’이 적용되어야 하리라 봅니다. ‘고객에게는 항시 미소로 맞이하고 화를 내지 않으며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재빨리 파악해야 하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선생님들은 언제나 학생들을 고객처럼 생각하면서 항상 웃고 짜증날 일이 있어도 화를 내지 말며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 재빨리 파악도 하고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학생이라는 고객이 만족을 느끼게 되고 행복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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