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독일과 이탈리아 축구경기를 보셨습니까? 아침식사 시간 잠시 보았는데 연장전 후반 끝나기 직전이더군요. 종료 2분을 남겨놓고 이탈리아가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하더군요. 두 골을 연속으로 넣는데 그것도 한 번의 정확한 패스과 한 번의 정확한 슈팅으로 골을 넣더군요. 두 번 다 비슷하게 말입니다. 이탈리아의 마지막까지의 집중력이 승리를 가져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험 마지막 날 3교시째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학생들이 마지막 몇 분을 남겨놓고서도 집중력을 갖고 문제를 푸는 학생들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집중력을 갖고 감독하시는 학부형의 모습에 짜릿한 감동을 느끼게 되더군요.
약 140명의 학부모형들께서 시험기간 감독을 하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며 무엇을 느꼈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50분 동안 앞에 서서 감독하시는 선생님들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는 않으셨는지? 임신을 해 그 힘든 몸으로 감독하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지는 않으셨는지? 반대로 혹시 선생님 감독하시는 모습에서 실망을 하시지는 않으셨는지? 잠시 밖을 내다본다든지, 뒤에 있는 거울을 잠시 본다든지, 자리에 앉아 있는다든지, 교탁에 앉아 감독하시는 선생님을 보고서 저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혹 가지시지는 않으셨는지?
50분 내내 진지하게 문제를 푸는 학생들을 보면서, 일찍 문제를 풀고 자는 학생을 보면서 내 자식은 어떤지 생각해 보지는 않았는지? 애들의 시험 치는 모습이 안쓰러워 집에서나마 윽박지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으셨는지? 학생들의 단정치 못한 머리상태를 보면서 내 애는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보지는 않으셨는지?
또 학부형 중에 매일 떡을 해와 학부형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학교에 대한 불평 섞인 말로 건의하는 학부형을 보고서 나는 학부형으로서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지는 않으셨는지? 교장선생님과 저를 보면서 또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저가 아침 시작하기 전에 ‘ 학부형님께서는 부감독으로 위촉을 받으셨습니다. 정감독은 선생님이 앞에서 감독을 하실 겁니다. 학부형님께서는 부감독이시니까 뒤에 서서 학생들의 시험 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부정행위 없이 공정하게 평가가 될 수 있도록 감독을 철저히 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씀을 드려 혹시 부담이 되고 언짢아 하시지는 않았는지?
아마 50분 동안 감독을 하시면서 나름대로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무엇이든 좋은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저는 4일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것도, 눈에 거슬리는 것도 보았었는데 그 중 아름답게 느껴진 것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엇보다 어머니들의 단정한 옷차림이 선생님들의 모델이 되어주셨기에 기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마 나들이하실 때 가장 좋은 옷차림으로 오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침 8시 반까지 오셔서 준비하시는 어머니의 자세가 아름다웠습니다. 직장생활을 하지 않으시는데도 시간개념이 뚜렷해 보였습니다. 아침 설거지도 하고, 남편 뒷바라지도 하고 집안 정리도 하고 화장도 하고 오시려면 굉장히 바쁘실 텐데도 시간을 잘 지켜주시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히려 몇몇 선생님들보다 더 일찍 출근을 하시니 그것 또한 선생님들에게 모델이 되어 주셨습니다.
감독 또한 본이 되어 주셨습니다. 평소에 50분씩 서 있는 것이 훈련이 되지 않아 굉장히 힘들었을 터인데도 내색도 하지 않고 마지막 시간까지 사명을 잘 감당해 주시니 감동되고 감격이 됩니다. 아마 어머니들의 그 모습 보고서 선생님들도 그렇게 느끼고 계실 겁니다.
마치고 나가다 저를 보고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하시는 모습이 더욱 인상적입니다. 이 또한 선생님들의 모범이 되셨습니다. 저부터 먼저 웃음으로 인사하는 자세를 갖도록 일깨워 주셨습니다.
4일 동안 날씨도 덥고 짜증도 나고 비도 오고 하는데도 아무런 보상도 없이 힘써 주심에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언제나 선생님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안겨주는 좋은 어머니가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무더위에 건강하시고요 2학기 때 또 다시 만나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