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칭찬이다

2006.07.16 09:21:00

내일의 쉬는 날이 있어 오늘이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비가 온다고 예보되어 있지만 비는 오지 않고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으니 마음이 더욱 신선해집니다. 가끔 구름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이 더 푸르게 보입니다.

이 좋은 아침에 칭찬이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고는 나는 평소에 학교생활에서 과연 칭찬을 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칭찬은커녕 비난만 하고 핀자만 주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도 젊은 시절에는 칭찬에 인색했습니다. 학생들의 장점은 볼 줄 모르고 좋지 않은 점만 찾아 꾸짖고 잔소리를 늘어놓곤 했습니다. 윗분에 대해서도 좋은 점보다 나쁜 점만 찾아 입에서 자주 내뱉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경력이 쌓일수록 학생들에게 꾸중보다 칭찬을,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는 눈을 갖게 되더군요.

특히 교감이 되고 나서는 선생님들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발견하려고 애를 많이 썼고 그것이 습관화되어 기회가 있으면 그 장점에 대해 칭찬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칭 ‘칭찬맨’이라고 부를 만큼 학생들이고 선생님들이고 할 것 없이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한번은 한 선생님을 공개적으로 메신저로 칭찬을 했더니 어느 선생님께서 거부반응을 일으키더군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너무 칭찬하여 고래를 멍들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요. 저는 그 때부터 칭찬은 하되 공개적으로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해오고 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저는 칭찬만이 선생님을 살리고 학생을 살리는 길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너 피아노 잘 치는구나….”

선생님의 이 말 한 마디에 쇼팽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네가 말을 더듬는 이유는 생각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 입이 그 속도를 따라 주지 못 하기 때문이란다. 걱정마라 넌 잘하고 있단다. 너는 커서 큰 인물이 될 것이다.”

말더듬이이었던 책 윌치 전 GE 회장에게 어머니의 끊임없는 격려와 칭찬으로 세계적인 경영신화를 이루게 했다고 합니다.

우리학교에 제가 아끼는 후배 선생님 한 분 계십니다. 이분은 굉장히 예리합니다. 아는 것이 많습니다. 젊습니다. 희망이 보입니다.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학교일에 소극적이고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교장선생님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분의 단점은 전혀 보지 않고 오직 장점 즉 가능성만 보고 칭찬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하루는 두 분 후배 선생님과 함께 식사를 하는 중 선생님은 앞으로 꿈을 크게 가지라. 울산교육을 이끌어갈 차세대 인물이니 준비를 하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또 한번은 장학지도를 하는 전날 살짝 불러 내일 정장을 해서 출근하라고. 오시는 장학사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도록 하라고 했더니 그 다음날 총각같이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매고 왔더군요. 선생님들께서 다들 놀라더군요. 평소에 그런 모습 한 번도 보이지 않다가 정장을 하고 왔으니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지요.

이 선생님은 이와 같이 평소에 굉장히 저에게 잘 합니다. 인사는 물론이고 선배대접도 잘 합니다. 얼굴이 밝습니다. 오히려 교장선생님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이 있어도 저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 기회 있을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교육은 칭찬입니다. 칭찬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습니다.학교에서는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에게 칭찬은 하면 할수록 좋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칭찬은 학생들도 살리고, 선생님도 살립니다. 누가 뭐라 해도 칭찬하려고 애를 써야 할 것입니다. 칭찬받고 자란 학생들은 긍정적으로 자랄 것입니다. 잘한다고 칭찬하면 더 잘할 것 아니겠습니까? 학생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면 학생들은 더 강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세 번 꾸지람을 한다면 일곱 번 칭찬하라’ 는 말이 있습니다. 학생 누군가를 훈계하려면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찾아 먼저 칭찬해 주고 나서 꾸지람을 해야 꾸지람도 칭찬도 배가 될 것입니다. 칭찬은 모든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열쇠입니다. 이 칭찬의 열쇠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적절히 잘 사용했으면 합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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