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師弟) 행복지수 높이려면

2006.07.27 10:20:00

선생님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방학이라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으로 인해 정상출근을 하시니 방학 느낌이 없으시죠. 저도 오늘 방학 첫날이지만 평소와 같이 아침 7시 출근을 했습니다. 한 학생이 다정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아름답네요. 교무실에 들어오니 한 선생님께서 역시 평소와 같이 출근을 했네요. 오늘이 꼭 신학기 시작하는 날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방학 중 연수를 비롯하여 보충수업을 할 수 없는 선생님을 대신하여 수업을 하시는 13명의 외부강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일일이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니까요.

첫 발령을 받으신 선생님께서 부푼 꿈을 안고 설레는 마음으로 첫날 일찍 출근하시는 것처럼 외부강사 선생님께서 7시 15분부터 속속 들어오네요. 8시부터 수업이 시작되니까 미리 오셔서 자리 확인, 시간표 확인, 교재준비 등을 하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기존의 우리 선생님들은 시간 맞춰 출근하는 여유를 보이고 있지만.

저는 오늘 아침 고흥식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 책 속의 ‘행복’이란 글을 읽었습니다. 2페이지 되는 짧은 글이었지만 가슴에 와 닿네요.

서두에 ‘사람은 행복을 위해 살고 있다’ ‘당신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당신 안에 있다.’ ‘참다운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 그리고는 ‘행복을 위해서는 입을 열라’. ‘귀를 열라’.‘함께 계획을 세우라’,‘가장 올바른 생활은 가장 행복한 생활이다’라는 구절마다 심금을 울립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서 한 학기 동안 과연 참 행복자인지를 이분의 글에 비추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어느 때보다 지금이 참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참다운 행복이 ‘지금 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행복이 삶의 결과가 아니고 삶의 과정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방학이지만 교무실에 앉아 선생님들을 대하는 것과 교실을 둘러보는 자체가 행복이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여행을 하며 휴가를 즐기는 것보다 학생들과 선생님들과 함께 있다는 자체가 바로 행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실을 둘러보니 방학을 앞둔 시점보다 더 조용하고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날씨가 선선한 탓인지 몰라도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마음가짐이 새로워진 것 같아 흐뭇합니다. 외부강사 선생님들의 수업모습을 보니 신학기 때 긴장하며 수업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네요.

학생들의 보충수업 희망에 따라 방학을 반납하고 수업에 임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아마 이분들이야말로 참다운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 수업하는 그 교실에, 교재 연구하는 교무실에 바로 행복이 있다는 것을 느낄 것 같네요.

참된 행복은 과거에 있는 것도 아니고, 미래에 있는 것도 아니며,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돈, 건강, 지위가 아니고 바로 현재 어떻게 사느냐의 삶의 모습이며, 삶의 과정입니다. 지금 내가 학생들을 위해 자기 삶을 희생하며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학생을 위해 사는 분이 바로 참된 행복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방학 중 학교에 나와 학생들과 함께 하는 선생님이야말로 가장 올바른 생활을 하고 있기에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방학 중 학교생활에서 보람을 느끼며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맞이했으면 합니다. 방학 중에는 학생들과의 대화가 단절되기 쉽고, 학생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데도 소홀히 하며 학생들과 함께 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고흥식의 ‘행복을 위해서는 입을 열라’. ‘귀를 열라’. ‘함께 계획을 세우라’는 말씀을 귀담아 듣고 학생들과 대화가 단절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학생도 선생님도 행복지수가 높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갈등과 고민을 들어주는 열린 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귀를 닫아버려 학생들의 인격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귀를 열어 진지하게 들어주므로 선생님, 학생 모두 행복을 누려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도록 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하면 학생들은 보람을 느끼고 함께 하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며 선생님들도 작은 보람과 함께 행복수치가 올라갈 것 같네요. 날씨가 덥고 많은 습기로 인해 불쾌지수가 높아질텐데 불쾌지수보다 행복지수가 높아졌으면 합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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