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코끼리를 꿈꾸라

2006.08.28 13:32:00

오늘 아침은 제10호 태풍 우쿵(WUKONG)의 영향을 받는 날이라 신경이 쓰입니다. 3학년 학생들이 보충수업을 하러 오기 때문입니다. 무사히 하교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물론 아무런 피해도 없었으면 하구요.

어제 저녁에 감동적인 장면을 어느 TV에서 보았습니다. 도장의 달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아닙니다. 36세의 젊은 분이 양손을 잃었습니다. 양발로 도장을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돌로 된 도장이었습니다. 글씨도 세련되어 보였습니다. 휴대폰도 발로 받습니다. 돈도 발로 받습니다. 집에 와서 이불도 발로 갭니다. 손으로 개는 것 이상으로 가지런히 곱게 개었습니다. 양치질도 발로 합니다. 그분의 얼굴을 보니 표정이 밝았습니다.

또 한 분은 역시 우리나라 사람은 아닙니다. 연세가 많으십니다. 팽이의 달인이었습니다. 팽이를 멀리 던져도 정확하게 목표지점에 떨어져 균형을 잘 잡고 돌아갑니다.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는 저에게 큰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의 능력은 무한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더군요. 나이가 많고 적음이 아니었습니다. 양손, 양발을 다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하려고 하는 의지만 있다면 내 속에 잠재해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더군요. 사람의 능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더군요.

우리 학생들은 어떻습니까? 도장의 달인, 팽이의 달인보다 훨씬 좋은 환경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훨씬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무엇이든 못한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못해 냅니다. 무엇이든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무엇이든 힘들다고 하면서 자포자기 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에 사활을 걸고 공부에 몰두합니다. 하지만 일부의 학생들은 어떠합니까? 공부가 힘들다고 그만 주저앉습니다. 체질에 맞지 않다고 합니다. 성적이 오르지 않으니 쉽게 그만 두려 합니다. 경제사정이 어렵다고 포기합니다. 공부할 형편이 안 된다고 포기합니다. 그렇다고 다른 숨은 자질을 찾아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곱게 보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 학생들 보면 어떻게 하렵니까? 내버려 두시렵니까? 아니면 두 사람의 달인처럼 해낼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합니까?

우리학교에도 공부가 취미 없는 학생들 중 어떤 이는 일찍부터 자기의 자질과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내어 그걸 갈고 닦으려고 합니다. 얼마나 아름답게 보입니까? 공부가 적성이 아니라 머리 손질하는 것이 적성에 맞다고 하여 일찍부터 미용학원 가서 헤어스타일 연구하고 머리 다듬는 일 연구하는 일이 얼마나 귀엽게 보입니까?

어떤 이는 음식요리가 적성에 맞다고 하여 숨은 자원을 캐냅니다. 일찍부터 요리학원 가서 전문지식을 배우고 요리실습하고 우리 음식에 맞는 전통음식을 만들어내려고 연구합니다. 실습합니다. 얼마나 보기 좋습니까? 또 어떤 학생은 미술이 적성에 맞다고, 무용이 적성에 맞다고, 테니스가 적성에 맞다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찾아 현실화시킵니다. 이들을 우리들은 격려하고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학생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걸 잘 찾아내고, 캐내고, 갈고 닦고 해야 합니다. 그래야 성공하는 사람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성공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게 됩니다.

위의 두 분의 피눈물 나는 노력의 과정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그냥 적당히 노력했겠습니까? 양손이 없고, 나이가 많고 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환경을 탓하지 않고 조건을 탓하지 않고 자기의 무한한 가능성만 믿고 피눈물 나는 노력 끝에 이루어낸 값진 선물 아니겠습니까?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임을 깨우쳐 주어야 할 것 같네요. 공부가 되면 공부, 컴퓨터가 되면 컴퓨터, 운동이 되면 운동, 요리가 되면 요리, 머리가 되면 머리, 손이 되면 손, 발이 되면 발로 하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찾아내야 합니다. 그것을 할 수 있도록 깨우쳐 주어야 합니다. 남이 하는 것 따라하지 말고 나만이 가진 특기, 적성, 가능성, 능력을 찾고 계발해야 합니다.

자기가 무엇에 가장 자신이 있는지는 고등학생쯤이면 본인 자신이 제일 잘 압니다. 그것이 남에게 비웃음거리가 되더라도, 별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해도 그것 해야 합니다. 선택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환경을 탓해서는 안 됩니다. 조건을 탓해서도 안 됩니다. 나이를 탓해서도 안 됩니다. 그걸 핑계거리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그건 모두 자신의 가능성을 계발하는 장애물입니다.

오직 자기에게 주어진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아침 도장의 달인, 팽이의 달인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생각하면서 파란 코끼리를 꿈꾸도록 해 주었으면 합니다.

세계적인 창의력 집단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의 성공 비결을 담은 '파란 코끼리를 꿈꾸라'(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 일동 지음,이상원 옮김,용오름)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새로움을 쫓아라-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하며 즐거움을 느껴라. △놀라움을 찾아라-나비와 물방울 등 평범한 것에서 놀라움을 발견하라. △연결을 지어라-다른 눈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볼 수 있다. △수시로 변신하라-소방수가 됐다가 왕자로 변신하라. △꿈을 꿔라-온갖 엉뚱한 상상을 하며 가능성의 신세계를 열어라.”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하며 즐거움을 느끼도록, 온갖 엉뚱한 상상을 하며 가능성의 신세계를 열도록 ‘새로움을 쫓아라, 놀라움을 찾아라, 연결을 지어라, 꿈을 꿔라'고 말해 보면 어떨까요?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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