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 자원부가 2008년부터 교원평가를 일선 학교에 전면적으로 실시하겠다고 20일 발표했다. 교원평가가 지닌 의미를 넘어서 과연 교육인적자원부의 졸속적인 선심성 행정이 혹시나 우리 교육계를 또 한 번 황폐화의 길을 가도록 하는 것은 아닌지 짚어 보고자 한다.
올해 시범적으로 교원평가가 몇몇 학교에서 실시되었다. 시범학교의 선정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많았던 터라 그 결과에도 의심을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일부 학교에서 실시된 시범학교의 결과의 대부분이 교원평가가 대다수의 학생, 학부모, 교사들로부터 바람직한 결과를 얻고 있다는 보도뿐이었다.
상의 하달식의 교육행정 체제부터 고쳐야 한다!
최근 우리 교육현장은 그야말로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수시로 바뀌는 입시정책으로 학교 현장은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론에 밀려 교육정책이 좌지우지 되고, 검증되지도 않은 설익은 이론들을 들여와 교육현장을 마치 서구 교육이론의 검증 경연장으로 여기는 듯 한 인상을 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돌아갔다. 여론을 등에 업은 일선 정치가들과 교육행정 관료들이 이번에도 교묘하게 여론을 몰아붙이며 실행하려고 하는 정책이 다름 아닌 교원평가이다. 이미 수차례 그 폐해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 있다.
무엇보다 서구의 교원평가라는 것이 성공하기보다는 실패했다는 점을 언급해야 될 것 같다. 교원평가를 실시하는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교직을 원하는 사람들이 없어 일부 나라들로부터 교사를 수입하는 처지에 있다는 점만 들어봐도 그 문제점의 심각성을 쉽게 헤아릴 수 있을 터이다.
영국과 같은 선진 사회에서도 그 정책의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는 마당에 무슨 큰 정책적인 성공이라도 거둘 듯이 여론을 등에 업고 교원평가를 밀어붙이려는 교육행정관료들과 일부 정치인들의 속내를 도대체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상의 하달식 행정체제에 익숙해 있다. 특히 교육행정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 그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통해 문제점 해결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서구의 교육이론들을 받아들이고 우리 교육현장에 대입하는 형식이었다.
최근 몇 년간 “열린교육, 수행평가”가 가장 대표적인 교육정책의 실패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선 교육 현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정책들을 마치 교사들이 잘 실행해 옮기지 못해서 그런 냥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있지만, 정작 실상은 그런 정책들이 아직은 우리 교육현실에 맞지 않으며 또한 영원히 우리 교육현실에 알맞지 않은 정책일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정작 교원평가의 필요성을 누가 느끼는가?
일부 정치가들의 선심성 정치 전략, 혹은 정책 개발에 배고픈 일부 교육관료들의 시대적 착오적 발상이 부른 섣부른 정책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뭔가 대중에게 선동될만한 정책을 제시하고, 여론을 등에 업어 그 정책이 마치 최고, 최상의 대안인 냥 퍼트려 놓은 것이 교원평가가 가지는 근본바탕이라 할 수 있을 터이다.
요즈음 일선 학교 선생님들은 사회로부터 많은 질시 아닌 질시를 받고 있다. 정작 교사가 언제부터 그렇게 많은 이들로부터 선망의 대상, 아닌 질시의 대상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이 땅의 수많은 교사들은 본의 아니게 선망의 직업군으로 지칭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 시선이 정작 교직 본연의 사명감에 천직에 바탕 하기보다는 그저 천박한 자본주의의 논리에 기인한 것임은 누구나 부인하지 못하는 시대적 절망이라 할 수 있을 터이다.
변화의 물결을 도도하게 거부하고 마치 신선놀음이라 하는 것이 이 땅의 교사가 아니다. 날이 갈수록 이기적이고 피폐해가는 아이들을 감싸 안고 싸워야 하는 것이 작금의 우리 교사들의 모습이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 못하는 사회의 따가운 눈초리를 가장 먼저 받는 것이 또한 우리 교직에 있는 사람들이다.
정작 몇 점까지 선생으로 이름 붙여질 정도로 그 값어치가 전락해 버린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존재가 있기에 이 땅의 많은 싹들이 그나마 제대로 움을 틔우고 세상으로 나가는 것이다.
피해는 우리 아이들에게 오롯이 돌아가게 된다!
교원평가를 실시한다고 무슨 우리 교육계에 무슨 대단한 변화라도 올 듯이 설치고 다니는 이들을 보면 우습기 짝이 없다. 정작 우리 교육현실을 들여다 보면 과연 평가라는 것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을까라는 점부터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가르치는 것이 우선시되기보다는 승진이나 여타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그런 교원평가가 오롯이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쪽으로 영향을 줄 지 의문스럽기 그지없다. 또 한 번 줄서기의 전형을 보여주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라는 두려운 생각이 든다.
결국 모든 것은 일선 학교의 장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평가란 말인가. 아이들, 학부모…. 절대 아니다. 결국 관리자의 힘만 키워주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교원평가만이 우리 교육계를 진정으로 개혁할 수 있다고 믿는 학부모들에게도 쓴 소리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정작 평가가 실시된다면 많은 교사들이 학생, 학부모, 주위 선생님들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마치 평가만 되면 교사들이 모든 신경을 우리 아이들에게 돌릴 것이라는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라고 하고 싶다.
겉포장에 능한 사람만이 더 활개 칠 것이다. 정작 우직하게 우리 아이들 곁에서 그들을 지키는 사람들이 과연 매끄러운 처세술들에 견디다 못해 뛰어나가지 않을까 싶다. 교육이라는 것이 일시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닌 이상 이런 현상은 더 팽배해 질 것이다.
교육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고, 분명 수월성 교육으로만 그 방향키가 돌아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대다수의 많은 아이들은 그저 그런 아이들의 들러리로 이 사회의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