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에서 28일 발표한 ‘2006년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에 따르면 학생ㆍ학부모의 부당행위로 인한 교권침해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교총에 접수된 학교안전사고로 인한 피해는 33건으로 2005년 대비 21% 감소한데 비해 교권침해사건은 발생건수 179건 중 학생ㆍ학부모에 의한 부당행위 피해가 89건으로 2005년에 비해 7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의 중학교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에게 폭행당한 교사가 입원 치료중이다. 강원도의 초등학교에서는 수업중인 교사가 복도로 끌려나와 머리채를 잡힌 채 수차례 뺨을 맞았다.
어떤 일이든 원인이 있을 것이다. 교사가 하는 일에도 잘못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상식 밖의 일들이다. 하도 어이없는 일이라 소식을 들으면서 말문마저 막힌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입장에서는 차라리 듣지 않았더라면 속이라도 편했을 이야기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지금 이 시간 신성해야 할 교육현장에서 먼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벌어지고,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도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슬픈 이야기가 교육계의 현주소라는 것 때문에 우울하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는 귀여운 아이들이 있다. 무슨 원한감정이 있을 수도 없다. 그런데 왜 부부가 합세해 뺨을 때리고 핸드백으로 머리를 가격하는 것도 모자라 몸을 피한 빈 교실까지 쫓아가 폭행하고, 5년이 지난 이야기가 잘못 전해졌다는데도 수업하던 아이들이 비명을 지를 만큼 폭력을 행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교권이 어느 수준에 와있으면 학교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교사에게 학부모가 폭력을 행사할까? 요즘 발생한 일련의 일들이 교원 경시풍조에서 비롯되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폭행당한 교사들이 허탈해하는 교육현실을 직시하고 교권이 총체적으로 붕괴상황에 직면했다는 말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눈높이에 맞추게 되어 있다. 학부모가 교사를 좋게 평가하면 아이는 교감을 나누며 열심히 공부한다. 학부모가 교사를 나쁘게 평가하면 아이는 불신하며 불평만 일삼는다. 그래서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학부모는 아이 앞에서 교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국민들은 교직을 개혁 대상으로 내몰며 교원들의 위상을 추락시킨 결과가 지금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하고, 교원들은 ‘승진점수에 매달리며 권위만 내세우는 교사들의 책임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을 되새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