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좋고 많이 잡히는 물고기가 전어다. 성질이 급한 전어(錢魚)는 수천마리씩 떼로 몰려다니는데 주로 서해안과 남해안의 수심이 얕은 연안에서 잡힌다. 지역에 따라 새갈치, 되미, 뒤애미, 엽삭, 전애로도 불리고 크기에 따라 큰 것은 대전어와 떡전어, 중간 크기의 것은 엿사리, 작은 것은 전어사리라고 한다.
전어는 정약전이 유배생활을 하며 흑산도에서 쓴 자산어보에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고 기록되어 있고 한방에서는 소변 기능을 돕고 위를 보하며 장을 깨끗하게 하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비늘만 벗긴 뒤 두툼하게 회를 썰어 양념된장과 마늘을 곁들여 상추쌈을 싸서 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전어에 칼집을 낸 후 왕소금을 뿌려 숯불에 구워먹어도 좋다. 온갖 야채를 넣고 함께 버무린 무침이나 젓갈로도 먹는다.
많이 잡히는 가을이 맛도 최고다. 월동 직전인 가을에 잡히는 전어 맛이 유달리 고소하다. 몸길이가 20㎝ 가량인 이때 영양이 풍부하고, 지방질이 최고 3배까지 높아져 고소한 맛이 최고조에 이른다. 얼마나 맛이 있으면 ‘가을 전어 대가리에 깨나 서말이나 들어있다,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
서해 바닷물과 금강의 민물이 만나고, 갯벌에서 영양염류를 풍부하게 제공하는 서천군 앞바다가 전국 최대의 전어 집산지이다. 그래서 가을이 다가오면 전어를 맛보려는 미식가들이 북적인다.
9월29일부터 10월12일까지 제8회 홍원항 전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요리장터, 도예체험장, 맨손으로 전어잡기 등 흥미로운 체험거리도 많다. 요리장터에서는 전어회와 전어무침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특이한 지리적 조건에 의해 서해안에서도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다. 당진의 왜목마을과 서천의 마량포구가 그곳이다. 지도를 자세히 보면 두 곳 모두 갈고리처럼 툭 튀어나온 부분의 끝에 위치하고, 삐죽 나와 아래로 휘어진 육지가 동쪽을 향하고 있다.
다만 사시사철 일출을 볼 수 있는 왜목마을은 산 하나를 넘어야 일몰을 볼 수 있는데 반해 겨울 한철에만 일출을 볼 수 있는 마량포구는 양쪽에 광활한 수평선을 거느리고 있어 앉은 자리에서 등만 돌리면 일몰까지 볼 수 있다.
바닷가에 한국 최초 성경 전래지를 기념하는 비가 나란히 서있다. 순조실록 19권과 1818년 출간된 한국 서해안 항해기에 ‘1816년 영국 정부로부터 훈령을 받고 한국 서해안 일대를 탐사하던 중 9월 5일 마량진 앞 갈곶에 들러 첨사 조대복에게 최초로 성경을 전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 교회 발전의 역사적 출발선이 된 191년 전의 마량리 성경 전래 사건을 기념해 이곳을 성역화 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상과 고깃배들이 정겹게 다가오는 곳이 마량포구다. 어선주위로 물새들이 떼를 지어 날고 있다. 봄이면 해마다 붉은 꽃을 피워내는 동백정, 세계적인 희귀 어종 등 15만여 점의 바다동물이 전시되어 있는 서천해양박물관, 모래사장이 단단해 자동차를 타고 낙조를 즐길 수 있는 춘장대해수욕장이 가까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