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와 교육감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하면 오늘부터 19일의 투표 마감시각까지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그 결과를 공표 또는 인용하여 보도할 수 없다.
이번 제17대 대통령선거는 나라를 책임지고 잘 이끌겠다는 대선 후보가 12명이나 되어 그동안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경남, 울산, 제주, 충북은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교육감선거가 실시된다. 길게 이어진 벽보의 길이에 비해 국민들의 관심이 시큰둥해 각 후보 진영은 안달을 하고 있다.
대선 판은 그래도 매스컴에서 관심을 가져주니 다행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115만여 명의 유권자가 직접 선출하는 충북 교육감 선거는 정말 무관심 일색이다. 교육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왜 교육감을 뽑아야 하느냐고 원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청주MBC의 지지율 조사에서도 약 43%의 유권자가 응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백년대계를 맡을 교육감 후보의 선전 벽보마저 차별을 받고 있다. 대선 후보의 3분의 1 크기라는 공직선거관리 규칙 때문에 대선 후보들의 벽보 귀퉁이에서 볼썽사납게 서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 대선 후보가 워낙 많아 벽보를 일일이 살펴보기도 어려운데 끝에 초라하게 붙어있는 교육감 후보의 선전벽보에 누가 눈길이나 주겠는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교육감 주민 직선제에 여러 가지 폐해가 지적되고 있다. 누군지도 모르고 찍은 후보가 백년대계를 맡는다는 게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선거자금이다. 후원금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교육에 일생을 바친 사람들이 12억여 원이나 되는 선거자금을 마련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승패를 떠나 이번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 쪽박 차고 나앉을 것이라는 말이 우스개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선거가 끝난 후 교육감이라는 권위를 이용해 이권에 개입할 우려도 있다. 논공행상을 잘 따지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꾼의 놀음에 교육계가 놀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교육감 선거에 더 열을 올리거나 관심을 두는 곳도 있다. 충북의 경우 박노성(기호 1번)ㆍ이기용(기호 2번) 두 후보가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사람마다 마음속에 점찍고 있는 사람이 다르기에 누구의 말이 옳고 그른가를 얘기하기도 어렵다.
둘은 지난번 교육감 선거를 통해 ‘이겨야 하는 게 선거’라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미리부터 출마가 예견되었고 어차피 건너야 할 외나무다리였다. 맞장을 피할 수 없다면 공약을 통해 진검승부를 해야 한다.
투표는 단순한 권리행사가 아니다. 내 손으로 교육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마음가짐과 책임감을 가지고 의미 있는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후보자들이 선거 기간에 내건 아래의 공약(公約)이 당선 후에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시민단체나 교육계의 철저한 검증도 필요하다.
충북교육 당면 과제 : 박노성-리더십부재ㆍ사교육비 부담ㆍ정실인사, 이기용-도농간 양극화 심화/ 교원평가 법제화 : 박노성-적극 반대, 이기용-소극 찬성/ 성과급제 : 박노성-매우 문제 많다, 이기용-본래취지 살려 보완 필요/ 다면평가 : 박노성-소극 반대, 이기용-보완 필요/ 초등교과전담 : 박노성-적극 찬성, 이기용-소극 반대/ 초등 0교시 금지 : 박노성-적극 찬성, 이기용-소극 반대/ 사립시설 개선 : 박노성-소극 반대, 이기용-적극 찬성/ 탄금중 교장 처분 적정성 : 박노성-매우 부적절, 이기용-감사원 감사 후 판단/ 고입 연합고사 부활 : 박노성-반대, 이기용-내신과 연합고사비율 신중ㆍ찬성
오늘 충북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발송하는 가정통신문을 아이들 편에 보냈다.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는 부모와 같이 투표소에 출입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 얘기했다. 투표에 참여해 아이들에게 산교육을 시키면 일석이조다.
통신문의 내용대로 충북 교육감은 학생 26만여 명의 교육과정 운영과 진흥을 책임지는 대표자로 그의 철학과 정책에 따라 공교육의 방향이 결정되는 중요한 자리이다. 각종 토론회나 공보 등을 살펴보고 교육정책에 따라 후보자를 결정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과 부모의 멋진 모습을 투표소에서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