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경제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키라는 말이 있다. 어릴 때의 습관이 어른이 돼서도 지속되기 때문이다.
많은 가정에선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면 그 쓰임을 기록하도록 교육시키고 있다. 예로 용돈을 주면 적금을 한다든가, 용돈 기입장을 만들어 수입과 지출의 관계를 알게 한다. 하지만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부모에 대한 투자를 교육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은미성(44) 씨는 고등학생인 아들과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딸을 두고 있다. 미성 씨 부부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한 가지 경제 교육만은 철저히 시켰다.
먼저 부모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이 되면 꼭 기억하여 챙기라는 교육을 시켰다. 엄마 아빠 생일이 되면 꼭 선물을 하게 했다. 결혼기념일에도 마찬가지이다.
며칠 전 생일 땐 미성 씨는 아들에게 1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 딸에게는 5만원을 받았다.
“엄마, 엄마가 마음에 드는 것 사세요.”
미성 씨 아들과 딸은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 탓인지 해마다 그동안 받은 용돈을 조금씩 모아서 부모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 선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어릴 땐 주로 작은 선물이었지만 요즘엔 아이들이 부모의 마음에 꼭 맡는 선물을 살 수가 없어 현금으로 준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 지들밖에 모르잖아요. 부모들은 지들 생일 때건 무슨 날만 되면 다 챙기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은 안 그래요. 그럼 우리가 늙고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더 안 할 거 아녜요."
미성 씨는 아이들이 아빠 엄마의 기념일을 챙기기 위해 미리 계획을 세우고 용돈을 절약한다며 대견해했다.
“사실 아이들이 엄마 아빠한테 무얼 주었냐가 중요한 건 아니거든요. 잊지 않고 기억하게 하고 챙기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니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어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꼭 부모의 기념일 같은 건 꼭 챙기는 것 말예요.”
부모에게 선물을 하고, 부모의 기념일을 챙기고 편지를 쓰고 하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다. 어릴 때부터 교육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종의 행위이다. 그런데 우린 가끔 이런 일에 그리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한 것에 대해 미성 씨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한다.
“어른들도 생각을 잘 해야 해요. 무슨무슨 기념일이 되면 아이들이 선물을 하잖아요. 그러다 보면 마음에 안 드는 선물을 사기도 하고 그래요. 적은 돈으로 부모 마음에 맞는 선물을 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때 싫은 내색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안 돼요. 특히 니가 무슨 돈이 있어서 이런 걸 사오냐 하는 말도 하면 안 돼요. 몇 번 그러다 보면 돈이 없다고, 엄마 아빠가 좋아하지 않아서 핑계 아닌 핑계를 대고 나중엔 그만 두어버려요.”
무슨 날을 챙긴다는 것은 마음이다. 마음이 있기에 챙기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다.
간혹 아이들에게 집에 가서 ‘부모님 어깨를 안마해드려라.’ ‘마음편지를 써서 드려보라.’ 하면 대다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한다.
‘갑자기 안 하던 짓 한다고 뭐라구 그래요.’
‘징그럽다고 말해요. 그리고 평소 하던대로 살라고 하며 이상하게 봐요.’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도 있지만 그 버릇이라는 것도 결국은 아이들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어른들이 만들어주는 것 같다. 아이들의 작은 마음을 받아드릴 준비를 하고 아이들의 행동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행동을 하게 하면 그 아이들은 어른이 돼서도 부모를 나 몰라라 하지는 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미성 씨의 마지막 말은 가정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아이들요! 받을 줄만 아는 아이들로 키워선 안 돼요. 베풀 줄도 아는 사람으로 가르쳐야 해요.”
김 현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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