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나 그런 거 몰라

2008.05.19 10:54:00

어쩌다 학생들까지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는 세상이 되었다. 소의 뇌에 구멍이 뚫려 미친다는 광우병 걸린 소고기가 우리나라 식탁에 올라올 수 있다는 게 아이들을 화나게 했다.

광우병에 걸려 근육이 위축된 소들이 잘 걷거나 서지 못해 아무 데나 들이받는 모습도 TV화면에서 많이 봤다. 하도 많이 보고 들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른 것은 몰라도 광우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대충 안다.

소가 갑자기 미친 듯이 포악해지는 것도 놀랄 일이다. 그런데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먹으면 사람도 비슷한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가 소고기 맛만이 아니라 FTA 협상을 잘못한 사람들에 대한 정도 떨어지게 만든다.










광우병의 발병 원인이 소의 동물성 사료에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옛날 사랑방 아궁이에서 볏짚으로 만든 여물에 콩 한주먹 넣어 끓인 쇠죽이 그 당시 소들에게는 보약이었다. 오지마을인 보은군 회인면 용곡3리 우레실마을의 외양간에서 그런 소를 봤다.

우리 논에서 자란 볏짚을 우물우물 씹고 있으니 광우병과 거리가 멀어 편안해 보였고, 세상물정 늦게 알아도 불편하지 않은 노인들과 오지를 지키고 있으니 행복해보였다. 이방인을 따뜻이 맞아주는 마을 분들이나 외양간을 지키고 있는 소나 한결같이 "광우병, 나 그런 거 몰라" 였다.

어쩌면 우리네가 살던 옛 모습이 그리웠을 테고, 나이 먹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게 살던 시절이 있었기에 더 향수를 불러왔으리라.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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