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도 쉬어 넘는다'는 험준한 고개가 문경새재로 불리는 조령(鳥嶺)이다. 왕건 촬영장을 지나면서 만나는 조령1관문부터 조령산 자연휴양림 못미처 고갯마루에 있는 조령3관문까지의 고갯길을 높은 산들이 이어지며 첩첩산중을 만든다.
문경 방향에서 볼 때 조령의 왼쪽에 있는 조령산(해발 1,025m)은 백두대간의 산으로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룬다. 하지만 조령 가까운 곳에 깃대봉과 신선암봉이 있어 '조령을 품에 안은 산'으로 보기 어렵다.
조령산 산행은 능선이 연결된 이화령휴게소(523m)에서 시작해 서북쪽 절골로 하산하거나 3관문까지 종주하는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차량이 있는 곳으로 원점회귀를 하려면 신풍리 절골에서 산행을 시작해 신선암봉까지 등반하는 것도 좋다.
조령산 정상에서 서쪽 방향의 능선 아래에 있는 마을이 절골이다. 연풍면 소재지에서 구도로를 타고 수안보방향으로 가다보면 조령민속공예촌을 막 지나는 곳에 신풍교라는 작은 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 오른편의 소로 길로 계속 직진하면 산행의 들머리인 절골이 나타난다.
수련원 옆으로 난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조령산 정상과 촛대바위로 가는 갈림길이다. 오른편 촛대바위 방향으로 접어들면 숲길이 한참 이어진다. 가파른 산길을 올라 신선봉이 바라보이는 능선에 서면 산행을 시작한 절골과 소조령 터널, 연풍소재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크고 작은 암봉들이 줄지어 서있는 촛대바위 능선은 중턱부터 신선암봉과 암벽훈련장의 멋진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봉이 만든 낭떠러지와 바위벽을 로프를 타고 하나하나 오르내려야 해 다른 코스에 비해 힘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하지만 주변의 나무와 암릉이 능선을 따라가며 만들어 논 아름다운 풍경들이 산행을 즐겁게 한다. 먼 산을 조망하며 쉴 수 있는 반석도 여러 군데 있다.
능선에서 촛대처럼 뾰족한 바위를 만나는데 이곳을 촛대바위 길로 만든 주인공이다. 촛대바위를 지나 1017봉까지도 소나무 숲, 암릉, 급경사지대가 이어진다. 짧은 거리지만 길옆의 잡초와 잡목들이 뒷동산에 오르는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조령산 정상은 이화령에서 조령산으로 연결되는 1017봉에서 20여분 거리에 있다.
정상에 백두대간 조령산을 알리는 표석과 서원대학교 산악부에서 세운 ‘故 지현옥 산악인을 추모하며’ 푯말, 뒤편으로 신선암봉이 보이는 돌탑이 있다. 잡목들이 조망을 가리지만 넓고 그늘이 많아 여러 명이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조령산 정상에서 신선암봉까지의 능선에도 암릉지대가 많다. 오히려 깎아지른 절벽의 아찔함에 스릴을 느낄 수 있어 산행이 아기자기하다. 신선암봉의 정상은 앞에서 길을 가로막는 암릉을 로프로 올라야 만날 수 있어 옆으로 난 평탄한 길을 택해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백두대간을 알리는 신선암봉의 정상 표석도 눈에 뛰지 않을 만큼 작다.
신선암봉 정상을 벗어나 좌측으로 접어들면 중암사 가는 길이다. 중암사까지 만나는 풍경들도 아름답다. 찻길에서 먼 산속에 자리 잡은 중암사는 암자를 닮은 사찰이다. 야트막한 돌담과 돌담위에 쌓은 돌탑이 인상적이다. 중암사에서 절골로 가다보면 크고 넓은 마당바위폭포를 만나는데 비가 내리지 않아 폭포에 물이 흐르지 않는다.
[교통안내]
1.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IC - 연풍 - 신풍리 절골
2. 중부고속도로 증평IC - 괴산 - 연풍 - 신풍리 절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