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숙제를 해 주는 회사나 판매를 중개하는 사이트가 성업 중이란다. 몇 년 전부터 방학이 끝날 때쯤이면 해마다 뉴스시간에 등장하는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그래도 방학숙제를 사고파는 이야기가 MBC뉴스에 나오는 것을 직접 내 눈으로 보니 못 볼 것을 본양 얼굴이 화끈거린다.
임시방편으로 책임을 때우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의 발로라 기분이 언짢지만 잘잘못을 따질 수도 없다. 그저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교육이 이래서는 안 된다. 교육이 빨리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자책을 한다.
뉴스에 소개된 대로 개학 전까지 숙제를 못해 다급해하는 학생과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심란해하는 학부모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한 방학숙제를 사이트에 올려 포인트를 쌓거나 남이 사이트에 올린 방학숙제를 돈을 주고 내려 받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없다. 더구나 방학숙제를 사고파는 중개 사이트 한 곳의 회원수가 180만 명이나 된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사이트에 방학 숙제를 올려 당첨될 경우 현금 백만 원과 노트북을 준다고 광고하는 장사꾼, 돈만 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결해주는 대행업체, 학생부에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학부모가 있는 한 쉽게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그렇게 해서 점수 잘 받으면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데 유리할 것이다. 교육열 높은 학부모의 소원도 이룰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큰 아이들은 부모에게 도깨비방망이라도 있는 줄 안다.
시도 때도 없이 요구하는 것 다 들어주다 등골 빠지고 나서 후회한들 소용없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어릴 때부터 대충해서 책임회피하고, 은근슬쩍 자신만 챙기는 게 습관이 되면 커서 손가락질 받는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숙제 안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방학동안 실컷 놀다보면 남의 것을 보고 베낄 수도 있다. 이런 어린이들의 대부분은 계획적이지도 않고 나쁜 의도도 없다. 숙제를 다하지 못했으면 어떤가? 그것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배우면 된다. 숙제를 잘하지 못했으면 어떤가? 어떤 일이든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깨우치면 된다.
그것을 학부모와 교사가 가르쳐야 한다. 그걸 가정과 학교에서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