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학부모의 알권리 충족의 한 축으로 교과부에서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중3의 경우는 학업성취도평가를 이틀씩이나 실시하는 것으로 예정되어있다. 수능시험도 하루에 끝내는데, 학업성취도 평가를 이틀씩이나 보는 것은 그 중요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시간과 인력낭비는 물론 학생들의 부담감 가중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평가가 예정된 10월 14-15일은 각학교의 중간고사가 끝난지 불과 1주일정도 지난 시기이다.
시험시기가 서울시교육청에서 당초에는 10월 말경으로 잡혔었는데, 국가수준으로 시행이 되면서 시기가 조정되면서 10월중순으로 변경된 것이다. 그렇게 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기에 변경을 했겠지만,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의 일정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중간고사 시험공부에 연계해서 공부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잦은 시험으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 우려된다고 볼때는 적절한 시기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실시시기를 문제삼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알권리 충족이라는 측면에서는 성취도 평가가 확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방법에서는 문제를 안고 있다. 즉 실시 자체를 문제삼아서 원천봉쇄하기 보다는 실시과정상의 여러가지 문제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 평가방법에서 일선학교에서 실시하는 정규고사와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수행평가나 실기평가가 어렵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수행평가와 실기평가가 포함되어 학생들의 성적이 결정되는데,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이러한 것들의 평가가 어렵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학교에서 실시하는 정규고사와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에서 결과가 상당히 다르게 나왔을 경우에는 학생들이 도리어 자신감을 잃는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이런 문제는 평가권을 교사들에게 넘겨 준다는 취지와도 정반대가 된다. 학교에서는 수행평가나 실기평가등을 통해 학생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빠진상태에서 일부 과목만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교사들의 평가권을 빼앗아 가는 것이다. 수행평가나 실기평가를 대신할 수 있는 문항을 개발하여 성취도평가에 포함시킨다고는 하지만 직접 학생들이 하는 수행평가와 지면으로 대신하는 수행평가는 엄연히 다른점이 많기에 교사 평가권 밖이라는 것이다.
평가는 가르친 사람이 평가를 하는 것이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이다. 그러나 가르치는 교사따로 평가하는 평가기관따로라면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는 과목선정과 평가과정에서의 수행평가나 실기평가 문제등을 함께 연구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지필평가 위주로 실시되는 평가와 학교에서 학생들의 발달과정을 지켜보면서 교사들이 평가하는 것과의 차이점을 인정해야 한다.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하여 한꺼번에 자신의 수준을 가늠해보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실시방법과 문제출제 등에서 많은 개선이 요구되는 것이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