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학교 설립과 관련해 의회격인 서울시교육위원회가 여론조사를 권고했지만 시교육청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국제중 설립 동의안' 처리 과정 등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위는 시교육청이 국제중 설립을 위해 제출한 `특성화 중학교 지정 동의안'과 관련해 공청회 등 별도의 의견 수렴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여론조사 실시를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연합뉴스, 2008-09-28 07:00 ). 그러나 법적인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에서 거부할 경우 권고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일단 서울시교육위원회의 권고가 있었기에, 완전히 거부하기도 부담스러운 형편이다. 일반 시민들을 통한 의견수렴과정이 없었고, 공청회등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여론조사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대해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행정예고'를 통해 의견수렴을 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는 의견수렴을 거칠경우 부정적 의견이 많이 나오면 그렇지 않아도 논란이 많은 국제중학교 설립에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논란의 핵심은 의견수렴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교육위원회 측과 이미 의견수렴을 거쳤다고 주장하는 서울시교육청의 의견차이에 있다.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의견수렴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 당연히 'NO'의 의견을 가지고 있다. 일방적으로 발표되는 내용만을 접해 왔을 뿐, 어떠한 의견수렴과정도 목격하거나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행정예고는 공문과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고 의견이 있으면 제출하라는 정도이기 때문에 이것이 의견수렴을 완료했다고 볼 수 없다. 어떻게 의견을 제출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중학교의 설립을 기정사실화 하는 느낌을 받았기에 설립 자체에대한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제시하기 어려웠다. 결국 하나의 스쳐지나가는 과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설문지 등을 통해 의견수렴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충분한 의견수렴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의견수렴을 권고한 것은 교육위원회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의견수렴을 요구하기까지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바, 이를 넘어서서 의견수렴을 하도록 권고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법적인 구속력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정서라고 본다. 따라서 시민들과 함께 해야할 국제중학교 설립이기에 반드시 의견수렴과정을 거쳐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추진한 과정에 잘못이 있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나온다면 과감히 수정해야 옳다.
일단 어느정도 추진된 국제중학교 설립문제를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부담감이 있겠지만, 시민들의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다는 취지로 볼때는 어려움이 있어도 여론수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많은 시민들이 찬성하지 않고 있는 것이 국제중학교 설립이다. 이렇게 의견이 반 반정도로 나누어진 것은 정확한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시민들이 국제중학교 설립과정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시민들이 잘 모른다면 추진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정확한 홍보와 함께, 여론조사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국제중학교가 축복속에서 탄생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이번의 서울시교육위원회의 권고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무리하게 계속추진한다면 더 큰 난관에 봉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립을 한 후에도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서울시교육청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