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나쁘다고?

2009.03.21 11:27:00

사람은 누구나 근심거리가 있다. 특히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공부에 대한 근심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력이 향상되지 않음에 대한 근심이 많다.  머리가 나쁘다고 한탄을 하며 비관을 하기도 한다.  내 머리가 왜 이렇게 나쁘냐? 하면서 자신을 미워한다.

이와 같이 성적이 향상되지 않고 뒤로 물러난다 싶으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스트레스는 엄청날 것이다. 엄청난 갈등 속에 헤매기도 할 것이다. 그럴 때 퇴계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다. 퇴계 선생님께서는 “학업은 네가 뜻을 독실히 하느냐 않느냐에 있으니, 뜻이 지극히 두터우면 어찌 학업이 나아가지 못함을 근심하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뜻이 중요하지 학업이 나아가느냐 나아가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셨다. 뜻이 있으면 노력하게 되어 있고 열심히 노력하면 학업이 나아가게 되어 있으니 공부를 하다가 성적이 향상 되지 못함에 낙심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공부가 잘 안 된다고,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걱정하거나 근심하거나 낙심해서는 안 된다. 이럴 때 더욱 뜻을 견고히 해야 한다. 의지가 굳어져야 한다. 참고 견디어야 한다. 사공이 역류하는 배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땀을 흘리며 있는 힘을 다해 배를 젓듯이 배우는 이들은 계속 정한 목적을 향해 땀을 흘리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제 목련, 벚꽃, 개나리 등 갖가지 봄꽃이 아름답게 피고 있는 이 즈음에 아름다운 봄을 바라보면서 새롭게 다짐을 해 보아야 한다. 우선 ‘나는 매일 배움에 임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과 다짐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공부는 하루라도 쉬면 안 된다. 리듬이 깨지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가 힘들게 되어 있다.

그래서 ‘매일’에 대한 잣대로 자신을 점검해 보면 좋겠다. ‘매일’ 속에는 ‘학력 향상, 성적 오름’의 열쇠가 담겨 있다. ‘매일’ 속에는 ‘근면, 성실’이 담겨 있다. ‘매일’ 속에는 목표에로 향하는 ‘열정’이 포함되어 있다. ‘매일’ 속에는 성공의 비결이 담겨 있다. 그러므로 ‘매일’이 갖고 있는 뜻을 되새기면서 ‘매일’ 배움에 임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면 좋겠다.

성적이 향상되지 않는다고 조급하지 말아야 한다. 조금함은 금물이다. 큰 강은 작은 물이 모여 이루어진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히 시작해야 한다. 작은 실력이 쌓이면 큰 실력이 된다. 실력은 저축이다. 학력은 축적이다. 성적은 공든 탑이다. 그러니 아무리 기대한 바 대로 성적이 향상되지 않아도 근심하거나 걱정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조금씩 천천히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 작은 것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실력은 쌓여가게 될 것이다.

게으르면 안 된다. 학력이 향상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게으름이라 볼 수 있다. 게으르면 지식을 축적할 수 없다. 학력을 향상시킬 수가 없다. ‘매일’ 공부가 안 되는 것은 게으름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게으름과 싸워 이겨야 할 것이다.

퇴계 선생님의 말씀에 다시 귀 귀울여 보자. “學業(학업)은 在汝篤志與否(학업재여독지여부)니 志篤(지독)이면 則何患業不進(즉하환업부진)이리요?” “학업은 네가 뜻을 독실히 하느냐 않느냐에 있으니, 뜻이 독실하면 어찌 학업이 나아가지 못함을 근심하겠는가?”

“학자소환(學者所患)은 유재입지불성(有在立志不誠)이니 재혹부족(才或不足)은 비소환야(非所患也)니라.” “학자가 근심할 바는 오직 뜻을 세움이 성실치 못한 것에 있으니 재주가 혹시 부족한 것은 근심할 바가 아니다.”

재주 없다고 머리 나쁘다고 낙심하거나 근심하지 말고 뜻을 세웠는지, 성실함이 있는지, 꾸준함이 있는지, 조급하지 않는지에 대한 점검으로 이에 대한 모자람을 채워 나가야 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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