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함이 값비싼 보배다

2009.06.25 16:12:00

명심보감 정기편에 보면 태공(太公)은 “勤爲無價之寶(근위무가지보)”라 하여 부지런함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배라고 하였다. 소학(小學)에는 “벼슬하는 사람들이 힘써야 할 일이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청(淸)이요, 둘째는 신(愼)이요, 셋째는 근(勤)이다.” 라고 하였다. 그리고 명심보감 정기편에 대개 노는 것은 보탬이 없고 오직 부지런함만이 공이 있다고 하였다.

그 외에도 고금에서 '근(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많이 보게 되는데 특히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근(勤)'에 대한 말씀은 근(勤)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갖게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부지런함(勤)이란 무얼 뜻하겠는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며, 아침 때 할 일은 저녁 때 하기로 미루지 않으며, 밝은 날에 해야 할 일을 비오는 날까지 끌지 말도록 하고, 비오는 날 해야 할 일도 맑은 날까지 천연시키지 말아야 한다.

늙은이는 앉아서 감독하고, 어린 사람들은 직접 행동으로 어른의 감독을 실천에 옮기고, 젊은이는 힘드는 일을 하고, 병이 든 사람은 집을 지키고, 부인들은 길쌈을 하기 위해 밤중[四更]이 넘도록 잠을 자지 않아야 한다. 요컨대 집안의 상하 남녀간에 단 한 사람도 놀고먹는 사람이 없게 하고, 또 잠깐이라도 한가롭게 보여서는 안 된다. 이런 걸 부지런함이라 한다.”

이 글에서 어떤 자가 부지런한 자인지 잘 말해 주고 있다. 첫째, 미루지 않는 자이다. 제 때 제 때 일을 하는 자를 근한 자라 할 수 있다. 오늘 할 일을 내일 미루고 이번 주 할 일을 다음 주로 미루고 이 달에 할 일을 다음에 미루고 하는 자를 근한 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일을 미루지 않고 제 때 제 때 일을 잘 하는 자를 부지런한 자라 하였다.
둘째, 때를 놓치지 않는 자가 근(勤)한 자(者)임을 알 수 있다. 아침에 할 일, 저녁에 할 일이 따로 있고, 비올 때 할 일 따로 있고 개일 때 할 일 따로 있다. 공부도 공부할 때가 있고 복습할 때, 예습할 때가 있다. 때를 놓치지 않는 자가 근한 자이다.

다음은 일의 많고 적음에 대해 한마디 불평 없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가 근(勤)한 자(者)이다. 집에서 사람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자기가 맡은 일에 불평하지 않고 일의 많고 적음과 힘든 일과 가벼운 일을 따지지 않고 자기 일을 충실하게 잘 하는 이를 근한 자라 하였다.

부지런한 자는 불평을 잘 하지 않는다. 자기의 일에 불만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묵묵히 자기 일만 알아서 한다.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다. 비판, 비평, 불평, 불만을 늘어놓지 않는다. 주로 게으른 자는 그 반대가 많다. 나는 어느 편에 속하고 있는지 자신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근(勤)’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나 다 안다. 누구나 중요하게 여기는 ‘근(勤)’이 나의 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 내가 게으른 편에 속하면 게으름에서 탈피해야 한다. 게으름이 공부의 장애가 된다면 과감하게 게으름을 물리쳐야 한다. 게으름에서 탈피해서 부지런한 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늦잠을 자면서 지각하는 이는 게으름에서 탈피하고 지각하는 습관을 고쳐나가야 한다. 혹 내가 게을러 사용하는 방과 교실이 더러워지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청소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깨끗한 환경도 자기의 부지런함에서 나오고 나의 실력의 향상도 자기의 부지런함에서 나옴을 알아야 한다.

부지런함이 가장 값비싼 보배라고 한 말을 되새겨 보고 노는 것 좋아하고 게으르면 보태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열심히 배우고 매사에 부지런하면 반드시 보태지는 것이 있게 된다. 부지런함이 저축이다. 부지런함이 공(功)이 된다.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는다. 부지런하면 실력도 향상되고 부지런하면 좋은 사람으로 값이 매겨진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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