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교육

2009.06.28 20:49:00

맹자 혜양왕 장구상 5장을 읽으면서 어진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선 교육하는 입장에서 보면 학생들에게 어진 교육을 시킨다면 인성교육은 보다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맹자께서 양혜왕에게 나라가 어렵고 힘들 때 어진 정치를 베풀도록 하셨다. 형벌을 되도록 줄이고 세금을 가볍게 하여 백성들이 열심히 밭을 갈고 쉽게 김매도록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나서 장정(壯者)들에게 일없는 여가에(暇日가일) 효제충신(孝悌忠信)을 배우게 하여 집안에서는 부형을 잘 섬기고 바깥에서는 어른들을 공경하도록 지도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하면 효제충신은 물론 장정들의 사기가 돋아 몽둥이를 들고서라도 적의 견고한 갑옷과 예리한 무기를 두들겨 쫓게 할 수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仁者無敵(인자무적)이라 하셨다. ‘어진 사람에겐 적이 없다'고 하셨다.

맹자께서는 어진 정치를 하면 백성들은 어질게 되어 있고 어진 백성들에게 적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가르치셨다. 적군이 아무리 뛰어난 무기를 갖고 강한 군대라 할지라도 어진 백성들이 하나가 되어 나가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가르치셨다.

어진 정치가 효제충신(孝悌忠信)의 밑바탕이 되어 어진 백성을 만들듯이 어진 교육이 학생들의 효제충신(孝悌忠信)의 밑바탕이 되어 어진 학생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은 학생들에게, 자녀들에게 어진 교육을 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녀가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자녀가 공부다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 자녀를 최고로 생각해야 하고 학생들을 최고로 여겨야 한다. 자녀들에게 신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학생들이 신바람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꾸며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어진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자녀들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만 안겨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들에게 공부에 대한 짐을 지우면 역시 마찬가지다. 자녀들에게 시간을 빼앗는 것도 어진 교육이라 할 수 없다. 학생들에게 공부 외적 시간을 빼앗는 것도 마찬가지다.

공부가 즐겁게 해줘야 한다. 공부가 재미있게 해줘야 한다. 공부에 대한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해줘야 한다.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많은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성적이 하루아침에 올라가는 것도 짧은 시간 안에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도 바른 교육법이라 할 수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은 자녀들과 학생들을 구덩이에 빠지게 할 뿐이다. 허우적거리게 할 뿐이다. 자녀들을 힘들게 할 뿐이다. 학생들을 힘들게 할 뿐이다. 어진 교육을 잘 하면 인성교육이 먹혀들게 되어 있다.

학생들의 기분을 잘 맞춰주고 학생들을 최대한 공부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준 가운데 인성교육을 시키면 효과가 크게 나타나게 된다. 이때는 효제충신(孝悌忠信)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볼 것이다. 그리고는 효제충신(孝悌忠信)의 실제로 행동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자녀들에게 한 것만큼 돌아오게 되어 있다. 자녀들에게, 학생들에게 공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밀어주면 자녀들은 정성을 다해 부형에게 나아가 이웃 어른들에게까지 예의를 다하며 사람답게 살려고 애를 많이 쓸 것이다.

자녀들을, 학생들을 구렁에 빠뜨려 허우적거리게 하는 것은 부모님과 선생님의 잘못이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어진 교육이 되어진다면 구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이들도 구해낼 수 있다. 이들은 부모님과 선생님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려고 하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공부하는 이들의 시간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 이것저것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어진 교육이 아닐까?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