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불쾌하게 하는 것들

2009.07.12 08:37:00

학교에서는 사소한 폭력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그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로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데서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것인가? 소학(小學) 경신편에 보면 상대방을 화나게 만들고 불쾌하게 만들며 기분 나쁘게 하는 일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런 것들을 조심하면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시비도 줄일 수 있고 잦은 학교폭력도 많이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소학(小學) 경신편에 이런 말이 나온다. “曲禮 曰(곡례 왈) 毋側聽(무측청)하고 毋噭應(무교응)하며 毋淫視(무음시)하며 毋怠荒(무태황)하며 遊毋倨(유무거)하며 立毋跛(입무파)하며 坐毋箕(좌무기)하며 寢毋伏(침무복)하며 斂髮毋髢(렴발무체)하며 冠毋免(관무면)하며 勞毋袒(노무단)하며 暑毋褰裳(서무건상)이니라”

이 말의 뜻은 ‘곡례에 말하기를, 귀를 벽에 대고 엿듣지 말며, 소리를 높여서 대답하지 말며, 곁눈으로 흘겨보지 말며, 몸가짐과 동작을 게으르고 해이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걸어다닐 때 거만한 자세를 하지 말며, 설 때 몸을 한 쪽 다리에만 의지하여 기울게 서지 말며, 앉을 때 두 다리를 뻗어서 키 모양으로 앉지 말며, 잠잘 때 엎드려 눕지 말아야 한다. 머리털을 거두어 싸매고서 늘어뜨리지 말며, 관을 벗지 말며, 피로하더라도 윗옷을 소매를 걷어 어깨를 드러내지 말며, 더워도 하의를 걷어 올리지 말아야 한다.’라는 뜻이다.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고 불쾌하게 하는 것은 귀다.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그저 듣고 싶어서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은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는 행동이다. 자기들끼리 비밀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곁듣고 있으니 기분 좋을 리 없다. 그러니 毋側聽(무측청)해야 한다. 귀를 기울여 엿듣지 말아야 한다.

다음은 입이 상대를 불쾌하게 한다. 친구가 무엇을 물으면 어떻게 말해야 하나? 소리를 낮춰 조용하게 말해야 한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올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역시 조용하게 말해야 한다. 선생님이 물을 때 또 어떻게 해야 하나? 차분하게 말해야 한다. 소리를 높여서 말을 하면 상대방으로부터 오해를 사고 만다. 불쾌하게 하고 마음 상하게 한다.

그 다음은 눈이 상대를 불쾌하게 한다. 곁눈질하는 것이 상대를 불쾌하게 한다. 곁눈질하면서 보려고 하는 것도 상대를 유쾌하게 하는 태도가 아니다. 친구가 한참 교실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는데 그 곁에 가서 곁눈질하면서 보려하면 마음이 좋을 리 없다.

또 몸이 상대방을 불쾌하게 한다. 보통 사람들의 몸가짐이 아니고 동작이 아닐 때 불쾌감을 주게 된다. 체육시간 느릿느릿 행동을 한다든가 청소시간 게으른 동작으로 제대로 청소를 하지 않으면 친구들로부터 대접받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毋怠荒(무태황)하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다리가 상대를 불쾌하게 한다. 걸어다닐 때와 서 있을 때, 앉을 때 정중한 자세가 되어야 한다. 걸어다닐 때 거만한 자세는 괜히 친구로부터 불쾌한 마음을 갖게 해 시비거리가 될 수가 있다. 서 있을 때도 양쪽 다리에 힘이 균형을 이루어야지 한쪽 다리에 힘을 많이 주고 거기에 의지하여 기울게 서 있으면 거만스럽게 보이게 되고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한다. 앉을 때도 두 다리를 쭉 뻗어 있으면 역시 상대를 불쾌하는 자세가 되고 만다.

다음은 잘 때에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가 있다. 수련활동 중 친구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할 때 자는 자의 모습이 반듯하게 바로 눕지 않고 엎드려 눕게 되면 함께 하는 친구들에게 편안한 마음을 주지 못한다.

또 머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머리가 상대를 불쾌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머리를 너무 길게 하거나 머리를 싸매어 늘어뜨리는 것도 친구들에게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또 하나는 상대에게 옷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옛날에는 관을 쓰고 있을 때 벗지 말라고 한 것은 복장을 단정히 하라는 것이다. 지금 학교마다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있는데 함부로 벗거나 하면 안 된다. 그건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고 만다. 아무리 땀이 나더라도 웃옷을 벗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더워도 하의를 걷어 올리는 것도 상대에게 유쾌한 행동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것들에 유념하여 자신의 행동거지(行動擧止)를 반듯하게 하면 친구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교에 시비거리도 줄일 수 있고 언제나 유쾌한 학교생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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