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문화를 가정문화로

2009.09.20 19:49:00

 최근 모 신문에 보도된 기사를 보면, 가정불화 자살학생 최근 5년간 4배 증가라는 놀라운 사실이 눈에 띄었다. 학교에서 따뜻한 분위기는 이제 제2의 가정의 분위기로 자라잡아 가지 않으면 학생은 학교를 더욱 멀어지게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회의로 학교로부터 거리를 두고 대한학교를 간다거나 학업을 중단하거나 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학생이 1차적으로 가정에서 따뜻한 분위기에 젖어 있지 않으면 제2의 가정인 학교에서의 적응은 더욱 어려워 할 것이다. 구속과 억압, 그리고 부모의 불화가 자녀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학교로 전이돼 학내 폭력으로 또는 가출로 이어지는 불행을 만들어 내곤 한다.

요즘 학교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사례라고 하여 꼬집어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다양하게 일어나는 학생들의 사건 사고는 학년을 따라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학생은 학교에서도 가정에서 부모에게 받는 사랑을 교사에게 똑같이 요구하고, 교사는 학생들의 극성으로 한 발 물러서려 하고, 학부모는 학교가 학원 이상으로 대우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한 척의 배에 많은 사공이 제각기 방향을 다르게 잡고 노를 젓는 현상이다.
 
학교를 가정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과 교사의 학생에 대한 따뜻한 내조와 교실 환경의 현대화 작업은 이제는 의무사항인 것처럼 돼 버렸다. 고삐 풀린 망아지를 갈들이기 위한 교실의 질서는 담임의 교실 상주화가 시급한 현실 과제로 다가온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각 교사의 연구실화로 학교의 변화를 서서히 모색해 가야만 하는 시급한 문제도 현장의 교사에게는 기다리고 있다.

학교의 교무 조직이 아직도 교무실에 교사 상주라는 옛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상담지도는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교무실을 전문화 하는 단계가 이루어져야만 학생들의 교내 질서도 제 틀을 잡아갈 것이다. 하나의 교무실로 한 학년의 전체를 어떤 방식으로 통제하느냐는 교사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도 매일같이 쉬지 않고 이루어지기란 참으로 쉽지는 않다. 그러기에 교무실의 다양한 배치가 학생들의 학생지도에 효율성을 드러내고 교사 연구실화 실현은 학생 개개인의 상담이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학교를 바꾸자는 소리 없는 구호는 교사 위치를 바꾸자라는 소리만이 아니다. 교원의 자격 갱신제라는 구호만으로 교사를 위축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교사를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은 사이버 공간에서 기계와 놀고 있는데 교사는 펜으로 백묵으로 학생을 대하고 있는 상황이 된다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생을 이해하는 교사를 요구하는 오늘의 시점에서는 교사는 학생의 도우미로 위상을 바꾸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서 학생의 욕구 충족에 맞는 학습 방향을 찾아가지 않으면 학생과의 대화는 단절로 이어지고 그 결과는 학생은 학교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 되고 만다.

학생을 가족화로 교실을 가정화 분위기로 바꾸어 참다운 정이 솟아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갈 때 학생은 교사의 참다운 이미지상을 받들려고 할 것이다. 시대에 맞는 교사상, 그것이 바로 오늘의 교사상이라고 한다면 교사 자신의 이미지를 탈바꿈시켜 조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감이 현명한 일은 아닐 지.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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