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15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交友(교우)엔 須帶三分俠氣(수대삼분협기)요, 作人(작인)엔 要存一點素心(요존일점소심)이니라.” 이 말은 ‘벗을 사귐에는 모름지기 3분의 의협심을 지녀야 하고, 사람됨에는 요컨대 순수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의 핵심어는 俠氣(협기)와 素心(소심)이다. 俠氣(협기)란 의협심을 말한다. 의협심이란 친구를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친구를 사귐에 있어 가져야 할 마음이 어떠해야 함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친구를 사귀는데 가져야 할 마음이 자신보다 친구를 더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함을 말한다.
어느 정도 자신보다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나? 적어도 3분의 1은 되어야 한다. 三分(삼분)은 3분의 1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친구와의 사귐이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친구를 사귐에 자신을 위하는 마음이 앞서면 참다운 친구와의 사귐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친구를 사귐에 자신의 유익을 앞세운다면 친구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진정 친구를 위하는 마음이 있는가? 친구의 유익을 나의 유익보다 앞세우고 있는가? 친구가 나의 도움이 되기 위해서만 사귀다고 하면 진정 친구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친구를 위해 자신을 손해볼 줄 아는 의협심이 적어도 3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말을 잘 새기면서 참다운 친구를 위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다음은 素心(소심)이다. 소심은 순수한 마음이다. 깨끗한 마음이다. 하얀 마음이다. 이러한 마음을 누가 가져야 하나? 자기자신이 가져야 한다.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사람됨의 요건임을 위에서는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거짓이 없는 마음, 악을 품지 않는 마음, 남을 해치지 않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가져야 참다운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사람됨에 있어서 素心(소심)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이런 마음이 자리 잡으면 학교 안에서 여러 가지 학교 폭력사건은 사라질 것이 아닌가 싶다.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들은 개인 모두가 素心(소심)을 가질 때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素心(소심)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나? 一點素心(일점소심)이라 하였다. 한 점의 素心(소심)이다. 素心(소심)을 가지기 어렵기에 한 점의 소심이라도 가져야 한다고 한 것이다. 사람됨은 근본이 순수한 마음이기에 때묻지 않은 깨끗한 마음을 가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친구를 위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생기나? 소심에서 생긴다. 소심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순수한 마음이 없으면 친구를 위한 위협심은 생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친구를 사귀는데 필요한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갈고 닦는 일에 힘을 써야 하는 것이다.
아주 작은 마음이라도 가지면 친구를 위하는 큰 마음도 가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배우는 이들은 작은 한 점의 소심을 가지는 일에 먼저 힘을 써야 한다. 깨끗하지 못한 마음, 남을 해롭게 하는 마음, 남에게 유익을 주지 못하는 마음이 싹트면 이것을 먼저 잘라내어야 한다.
자신의 마음속에 나쁜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하얀 마음을 잘 깔아야 하는 것이다. 하얀 마음이 아니면 의협심을 가질 수 없다. 까만 마음으로 어떻게 친구에게 하얀 마음을 전달할 수가 있나?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나의 하얀 마음으로 친구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俠氣(협기)와 素心(소심)은 귀한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갖도록 애를 써 봄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