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덕 지키는 것부터

2009.10.12 17:20:00

채근담 1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棲守道德者(서수도덕자)는 寂寞一時(적막일시)나 依阿權勢者(의아권세자)는 凄凉萬古(처량만고)라” 이 말은 ‘도덕을 지키는 자는 한때만 적막할 뿐이지만 권세에 아부하는 자는 만고에 처량하다’는 뜻이다.

棲守(서수)는 간직하여 지키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棲守道德者(서수도덕자)는 도덕을 간직하여 지키는 사람이란 뜻이 된다. 도덕을 간직하여 지킨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왜냐하면 도덕을 지키는 자는 고요하고 쓸쓸하기 때문이다. 의지할 데 없이 외롭기 때문이다. 고통과 고난이 따르기 때문이다. 눈에 순간적인 유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쓸쓸함과 외로움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고난과 고통도 오래 가지 않는다. 잠시 잠간이요 한때일 뿐이다. 순간적인 외로움 때문에 도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한때의 쓸쓸함을 모면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외로움 속에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도덕을 지키지 않는 것과 대조적인 내용으로 권세에 아부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권세에 빌붙는 자는 한때의 기쁨을 얻고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는 있지만 그 뒤에는 영원한 외로움 속에서 고통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순간적인 기쁨을 위해 영원한 고독을 선택할 것인지, 한때의 외로움을 감수하더라도 영원한 기쁨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곰곰이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영원한 기쁨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도덕을 지키는 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도덕을 지키는 것이 비록 유익이 되지 않는 것 같고 고난을 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힘이 배나 더 들기도 한다. 쉬운 길이 아니고 어려운 길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이 길이 누구나 인정하는 길이고 바른 길이고 누구든 가야할 길이라면 순간의 고통도 감내해야 하고 순간의 괴로움도 참아야 할 것이다.

배우는 이들은 학교에서 작은 도덕을 지키는 것부터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참 중요하다. 학교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도덕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회생활에서 도덕 실천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껌을 교실이나 골마루 바닥에 마구 버리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다면 사회에 나가서도 그와 같은 행동이 반복해서 예사로이 일어날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껌 하나부터 휴지에 싸서 휴지통에 버리는 것이 번거롭게 여겨질지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도덕을 지키는 기본이 됨을 알고 행동으로 옮겨가야 하는 것이다.

침을 아무데나 뱉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순간적인 즐거움을 위해 내 맘대로 행동할 것인지 아니면 영원한 기쁨을 위해 양심에 따라 바로 행동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도덕을 지키는 양심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도덕을 잘 지키려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일에도 힘을 써야 한다. 욕을 하지 않는다든지, 말과 행동으로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든지, 남의 물건을 탐내지 않는 것도 도덕을 지키는 사람의 마음과 행동일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도덕을 지키는 것인지, 바르게 행하는 것인지 분별할 줄 아는 분별력을 길러야 할 것이며 실제 행동에도 연결되어야 한다. 바른 길, 바른 행동이 비록 남에게 빛나 보이지 않고 초라해 보이더라도 굳게 그 길을 가는 것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권력에 아부하여, 다시 말하면 도덕을 지키지 않아 만고에 처량한 삶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영원토록 외로운 삶, 쓸쓸한 삶은 불행한 삶이 되고 만다. 그러니 순간적 고난과 고통이 있다 할지라도 눈에 보이는 욕심을 따라 살아서는 안 되고 양심을 따라 도덕을 지키며 살아가는 굳세게 살아가는 것이 바른 삶이 되는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