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륜은 교육의 정체성을 지녀야

2009.11.16 11:16:00

인문학은 경험의 산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국 사회의 문화가 유교문화의 산문이라고 하여 질서를 강조하는 것이 여러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기에 나이가 많으면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처럼 돼 버렸다. 교장도 4년씩 두 번, 8년을 채우고 나면 평교사로 내려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퇴직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평교사로 다시 생활하는 것은 예외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그것도 제대로 학생들을 다루지 못하여 新교장으로부터 핀잔을 듣기가 일쑤라는 말을 듣곤 할 때에는. 학교 교육은 경험을 가진 자가 말한다라는 것을 새삼 되새겨 보게 된다.

그런데도 정작 나이가 들면 빨리 물러나야 한다는 등 나이가 곧 그 사람의 업적의 무게인 양 평가해 버리는 것을 볼 때마다 왜 경험많은 사람들이 앞장서서 후배 교사들의 본보기가 되지 못하는가 하고 연상해 본다.

경험 많은 사람은 수업을 해도 노련하게 할 수 있다. 두 시간의 수업도 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고 한 시간의 수업을 두 시간으로 나누어 할 수 있는 노하우가 바로 경험많은 교사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융통성일 것이다. 그러기에 학생들의 성적도 신임 교사들보다도 더 높은 점수를 창출할 수도 있다. 노력이란 것은 모든 교사에게 필수품이다. 노력 없이는 베터란 교사나 신임 교사나 이루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끝없는 노력의 산물이 바로 자신을 베터란 교사로 만들 수 있고 학생들에게 훌륭한 교사로서의 선행을 보일 수 있다. 스프링처럼 뛰어 오르는 신세대 학생들의 내면을 베터란 세대로서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것도 그만큼 교직 경험의 세련미 때문일 것이다.

훌륭한 교사일수록 자신을 채찍질하고 세련된 교사일수록 학업에 정진하면서 내일을 꿈꾸며 살아간다. 오늘의 교육이 내일의 교육과 일맥상통하지 않다는 것을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한 교사라면 알 수 있는 상식적인 것이다. 나의 교육이 바른 교육이라고 내세우기보다 내가 바른 교육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가를 정직한 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혜의 축적이 더 필요한 시대가 오늘의 교육 터전이다. 나이는 곧 사람들의 경험의 산물이기에 교과서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단순 지식과는 다르다. 그러기에 중년을 넘어서는 교사라면 중년의 나이에 맞게 학생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세련미를 보일 필요가 있다. 그럴 때 나이든 교사가 진정 명교사구나 하는 존경을 학생들의 입에서 흘러나오게 된다.

"나이든 교사는 배제되어야 한다. 젊은 교사가 더 편하다" 등등의 말을 흔히 듣게 되는 것이 업무상 오르내리는 어투로만 생각하였다. 그런데 정작 교직에서 나이든 사람은 더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더 높은 위상으로 상급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모습으로 신세대 교사들에게 선보이고 있는가? 반문을 제기하고픈 때가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정작 나이 들면 내가 나이가 많은데 하고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이 예사인 것. 이것을 보고 있는 후배 교사들은 나이든 교사들은 당연히 실력이 없고 신교육에 민감하지 않고 건강도 따라가지 못하니 나이든 사람들의 몫은 당연히 젊은 세대의 교사들이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투로 나아가는 것도 교직계의 병폐라면 병폐로 볼 수 있다. 이럴 때마다 나이로 만든 노하우는 어디에 갔을까하고 되새겨보기도 한다.
 
나이는 인간의 늙음을 말해주는 상징이 아니다. 직종에 따라 늙은이를 늙음으로 표현하지 않고 젊은이가 배워야 하는 산물을 가진 자로서, 숙달된 노하우를 가진 사원으로서 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건강을 젊은이 못지않게 관리하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젊은 사람이라도 나이든 사람 못지않은 상황도 목격하는 경우가 있다. 나이는 교육의 정체성을 말해야 하고 학습의 바른 길을 인도하고 이끌어 갈 분명한 명분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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