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 듣기 평가 20문항이 적절한가하는 생각을 유심히 생각해 보게 된다. 왜 학생들은 학교에서 듣기에 관심을 외면하는가? 왜 학생들은 외국인 교사의 수업에 무관심인가? 이런 문제점이 궁극적으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비싼 외화를 투자해서 일선 학교에 배치된 외국인 교사를 활용하기보다는 오히려 배척하고 영어 독해에 더 관심을 쏟고 있는 현실은 무엇을 대변하는 것일까? 사교육 낭비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영어 듣기 문제를 더 늘려 영어 듣기 시험에 몰두하게 되면 학생들은 학교의 영어 수업에 외국인 교사들의 수업에 더 매진할 것이라 생각된다.
영어 듣기 20점으로는 학생들의 외국인 교사들의 수업에 매진할 수 없음을 현장에서는 목격하게 된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학원으로 과외로 내몰고 있는 것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평가 방법 때문이다. 영어 듣기 시험 점수를 늘릴 경우 학생들은 학교 영어 수업에 더 매진할 것이고 학생들이 늘 귀에 이어폰으로 듣고 있는 노래가 영어 회화 듣기로 바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그럼으로써 학생들도 영어 회화 수업에 많은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영어에 관심없는 학생들도 쉬운 영어 듣기에 그래도 매진하게 될 것이다.
사교육 낭비는 수학 못지 않게 영어에 투자되고 있다. 이런 투자는 죽은 영어를 학습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대학에 입학한 대학생들이 다니는 곳이 어디인가 영어 회화 학원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은 대학에 있는 현장 교수들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인문 고교 현장이 외국인 교사들의 아르바이트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학교에 근무하는 시간이 너무 짧다. 1년도 되지 않아서 또 학교를 나가고 또 새로운 외국인 교사가 오고 정말 현장에서 지켜보는 교사로서는 과연 저들이 한국에 왜 오는 것인가에 회의를 느낀다. 과연 교직은 제대로 이수하고 오는가? 한국의 문화를 제대로 배워서 오는 것인가? 옷차림이며 태도며 하는 것이 마치 일회용 학원 아르바이트 학생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 외는 들지 않는다.
외국인 교사 고교 배치에 실효성이 과연 얼마나 되는 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일이다. 아무리 영어 회화가 중요하고 세계화의 추세라고 하지만 학교는 형식으로 치우치고 있음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 교사들에 대한 평가는 무엇을 기준으로 해서 봉급을 주고 있는 지 그들은 과연 한국에 왜 오는지에 다시금 고려해 보아야 한다.
비싼 외화를 투자해서 실효성이 없다면 무언가 잘못된 곳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고교 영어를 회화에 중점을 두고 가르치려고 한다면 대학수학능력평가에서 영어 듣기 시험 점수를 더 높게 부과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한 고교 현장에서의 외국인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편견은 물론 교사들의 눈에는 색안경으로 보일 뿐이다.
고교 현장에서 과연 22,000어휘까지 공부해야 하고 학원으로 과외로 내몰아 영어 독해에 몰두할 필요성이 있는가? 물론 많이 알아서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그 결과가 모순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높은 수준의 영어를 공부하면서도 정작 영어 회화에는 만점을 받지 못하고 독해에는 높은 점수를 얻는 모순된 결과는 지금의 영어 공부 방법이 바람직한가에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