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교육 이것만큼 중요한 것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또 어디 있을까?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한국교육신문”을 통해 중학교 직업교육이 중요하다고 한 것도 엊그제 같다. 고등학교 진학교육은 중학교 진로교육이 바로 설 때 가능하고 인문계와 전문계 진로교육은 고입전형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고 본다.
전문계 학교에 낙방한 학생이 인문계에 들어와 다시 3학년 때 위탁으로 가거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여 각종 사건 사고를 유발하는 사례를 현장에서 목격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닐지라도 진정 자기가 가고 싶은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가는 학교에서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하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 학교 현장에서는 학습시켜야 하겠는가? 부진아 수업이라고 하여 고 1학년 때 잠시 하는 것은 시간 때우기 방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고도 남을 것이다. 부진아 학생의 지도가 단순히 성적의 미진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라면 좋지만 인문계가 싫어서 온 학생에게 부진아 지도 교육을 시킨다고 그것이 효율성이 있겠는가?
고교 현장에서 부진아 지도도 문제이지만 부진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그것은 바로 중학교에서 부진아 학생의 전문계교 진학을 적극 유도하고 그렇지 않으면 특성화고로 유인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그 지역에 전문계고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인문계고로 가야 한다는 등의 모순을 만들어 내지 않기 위해서는 중학교 단계에서 이들의 진학에 대한 각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교육청 지원으로 또는 교육부 지원으로 학생이 만족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고입 전형을 굳이 전문계고부터 1차, 인문계고 2차로 나누어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가? 전문계고 학생의 몇 %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교 직업 현장으로 가는가? 지방대의 대부분 학교에 전문계고 학생이 진학한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소문 아닌 소문으로 나돌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 전문계고 인문계고 전형을 동시에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무언가 생각할 여지가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였다. 한 인간의 미래의 교육을 바로잡아 주지 못할 때 한 인간의 생애는 슬픈 운명의 여로를 만들 수밖에 없다. 그 운명의 길을 그 누가 책임져 주는 사람도 없다. 오로지 당사자의 판단에 달려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미래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하는 자는 다름 아닌 부모와 교육자들이다. 중학교 직업교육이 바로 서게 할 수 있는 길은 중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교직원이다.
그리고 학생의 보호자들이다. 유교 사회에서 질서만 강조하다 보니 계층만을 숭상하는 관존민비 사상이 아직도 학부모들의 내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하든 내 아들 딸은 펜을 굴리면서 우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계고를 지원해도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공부를 우선시하고 있는 현장이 그 단적인 근거가 아니고 무엇일까?
전문기능인이 왜 우리 사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까? 그 많은 길거리 간판에 3대째 떡집, 5대째 냉면집 이런 문구가 왜 없을까? 이웃 일본은 대를 이어 아버지 업을 이어가면서 전문기능인의 집을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우리네 부모는 자기의 업을 이어받기를 자식들에게 요구하기보다는 이런 일을 하지 말고 더 좋은 일을 하라고 할까? 그것은 바로 직업교육이 학교에서 바로되지 못하고 있고 학교에서 이들을 이끌어 가는 과정이 잘못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길거리를 가면서 늘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 간판도 몇 대를 이어온 음식집으로 그 맛이 전국 어디에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는 그런 집이 바른 직업교육에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