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는 안 된다. 정말 안 된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수석교사가 어떤 자리인가 막연히 시간을 채우는 자리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교사들은 지원을 하지 않을까? 작년보다 더 좋은 인센티브를 제시하였는데도 모집에 응하지 않는 것은 무언가 교사들에게 매력 포인트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감급에 해당하는 인센티브, 활동비 15만원, 장학에 관련된 옵션 등등은 1회성으로 비춰지는 자리로써 그 직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음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인천광역시 올해 수석교사 모집 공고에서도 또 재모집 공고가 나왔다. 현장교사들에게 매력 포인트요, 교직의 승진 정체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마련한 안이 현장 교사들에게 반응이 미약하다는 것은 자리가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첫째로 들 수 있다. 1년 하고 자리도 보장되지도 않는 것에 혼신의 정을 쏟을 사람이 그 누가 있겠는가? 승진을 하다가 안 되면 수석 교사나 생각해 보아야지 하는 생각이 지금의 현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수석 교사를 효율적으로 살리면 학교 장학이 살아날 것인 것은 현장 교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정작 수석교사제를 시행하면서 교감과 수석교사 사이의 갈등을 우려해 1년 단위로 수석 교사를 채용하는 임기응변식의 정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만 제기된다.
수석교사제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업무에 명확성이 제기되어야 하겠지만 수석교사가 수석교사라는 인식이 현장교사에게 확고하게 비춰질 수 있어야 한다. 있으나마나 한 수석교사라면 저 교사가 왜 있는지 무엇을 위해 있는지 의심을 하게 될 것이고 결국 유명무실 인간에 지나지 않게 되지는 않을 지. 활동비를 15만으로 한다는 것도 교감 아래에서 활동하기를 바라는 것인지. 수석교사로서의 활동이 장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면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많은 교육비를 투자해 학교 현장의 장학을 바로 잡아 교직의 시장경제를 이루어보겠다는 의지를 펼치는 것이 아직도 미미한 상태에서는 헛된 국고만 낭비하는 것은 아닌 지. 승진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왜 승진을 위해 마련된 자리를 외면하는지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마련된 자리가 아니어야 함이 현장 교사는 바랄 뿐이다. 좋다고 하는 수석교사제, 외국에서 성공적으로 이룩해 냈다고 한 제도가 한국에서는 출발부터 천대받는 자리로 탈락한다면 학교장학에 대한 질높은 수업으로 사교육을 방지하자는 목소리는 계속 여울물 소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수석교사실 마련 그것도 절실하다. 수석교사가 제 자리에 앉아 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커녕 교무실 한 구석에 앉아 자리 지키기 연습을 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면 수석교사가 되어도 현장 교사들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각 학교에서는 교무실을 줄이고 과목중심 교과교실제로 또는 교과연구실로 더욱 전문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수석교사제의 성공적인 정착이 조속하게 뿌리내려야 한다. 한 편을 글을 쓰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 교사의 강의를 평가하는 것도 그렇게 단순히 할 일이 아니다. 즉각적으로 생산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않는 것도 교육이 백년지대계이기 때문임을 다시 한 번 연상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