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 3학년 학생들의 수능 이후의 교육과정 이대로는 안 된다. 학교에 와서 제대로 학습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이상 이들에 대한 효율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 무조건 학교에 나오라고 하면 이들에게는 뚜렷한 명분이 없다. 왜 학교에 오라고 하면서 가르치지 않느냐고 하면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현장 교사는 막연하다. 체험학습도 한 두 시간이다. 졸업여행도 2-3일이다. 한 달간의 공백을 메우는 방안을 교과부는 학교 현장에 내 놓아야 한다. 무조건 학교 당국에 맡긴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다. 학생이 학교에 오지 않는다고 출석부에 무조건 지각, 결석 심지어는 대학에 합격한 학생을 퇴학시킨 사례가 있는 상황이라 학생들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는 교육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수능 이후 교육과정이 학교 자체 교육으로 진행된다고는 하나 그것이 학생들의 구미에 맞지도 않은 수업이 너무 많고, 다양한 교양 강좌를 연다고 하여도 3년 동안 공부에 찌들린 이들에게는 강연다운 강연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이들은 오로지 쉬고 싶을 뿐인지 모른다. 수능 이후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상황을 보면 학기 중 봉사활동보다 더 적극적이다.
대학 등록금이 턱없이 높은 상황이라 한 푼이라도 벌어서 등록금에 보태려고 하는 학생들도 있고 3년 간의 공부를 마치고 다양한 체험을 위해 비용을 벌려고 하는 학생도 많다. 한국의 학생들에게는 자유가 너무 부족한 것 같기도 한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을 학원으로 학교로 과외로 그야말로 쉴 틈이 없이 공부한다. 그 결과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공부한 만큼 그 이상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님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고등학생으로서 세계를 또는 여러 국내 체험지를 돌아다니면서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 체험으로 일자리를 구해 적극적으로 삶을 경험해 보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곡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고3학년 학생들을 매일 무의미하게 학교에 오라고 하여 시간을 소비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이들에게 좀 더 알찬 시간을 갖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되었으면 한다.
그 대안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변경시켜 방학을 여름과 겨울을 똑 같이 할 것이 아니라 여름은 줄이고 겨울을 늘이는 방안이 고려되면 고3학년 학생들의 교육과정이 좀 수월해 질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고3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수능 이후의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의 마찰이 일어나기도 하고 교사의 학생에 대한 회의와 포기가 동시에 일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수능 이후의 고3학년 학생들의 등교기간을 줄이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지 않을 경우 더욱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교와 고3학년 학부모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분쟁의 소지는 뇌관으로 남아 있다고 해도 빈 말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