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는 자기를 작게 만든다

2010.05.01 22:47:00

계절의 여왕 5월의 첫날 아침,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매주 명심보감을 통해 인성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인자하고 착한 마음을 갖게 하는 좋은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함께 가져본다. 조용한 시간 자신을 다듬는 시간은 많은 유익을 줄 뿐 아니라 마음에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이란 생각도 아울러 가져본다.

오늘 아침은 명심보감 계선편의 둘째 문장을 읽고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漢昭烈 (한소열)이 將終(장종)에 勅後主曰(칙후주왈) 勿以善小而不爲(물이선소이불위) 하고 勿以惡小而爲之하라.’ 이 말은 한나라의 소열 황제가 죽을 때 후주에게 조칙을 내려 말씀하시기를, “선이 작다고 해서 아니하지 말며, 악이 작다고 해서 하지 말라고 하셨다‘는 뜻이다.

後主(후주)는 소열 황제의 아들이고 이름은 선(禪)이다. 소열은 촉한의 초대 군주로 성은 유(劉)이고 이름은 비(備)이며 자는 현덕(玄德)이고 소열은 그의 시호이다. 將終(장종)은 세상을 떠날 때이다.

소열 황제가 죽을 때에 아들 선(禪)에게 유언을 한 말씀이 ‘勿以善小而不爲(물이선소이불위) 하고 勿以惡小而爲之하라’고 한 말씀이다. 평소에 건강하게 살아 계실 때 자식에게 얼마나 많은 교훈의 말씀을 했겠는가? 그런데 그 많고 많은 말씀 중에 특히 선을 행하고 악은 행하지 말라는 선악에 대한 것을 말씀하셨을까?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에 젖었다. 목숨을 거두면서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이 있었겠지만 그 중의 하나 선은 작아도 행하고 악은 작아도 행치 말라는 말씀을 유언으로 남겨 주었으니 그 말은 분명 가치있는 말씀이라 생각된다. 

소열 황제께서는 지혜를 가지라, 책을 많이 읽어라, 재산을 잘 관리해라, 효도해라, 형제 우애해라, 백성을 사랑해라 등등 무수한 살이 되고 피가 되는 말씀 중 왜 선은 작아도 행하고 악은 작아도 행해라고 하는 말씀을 했을까? 아마 평생의 삶에서 무엇보다 선을 우선 가치에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왜 선은 작은 것이라도 행하고 악은 작은 것이라도 행하지 말라고 했을까? 소열 황제께서 평소에 깨달음이 무엇이었을까? 그 중의 하나가 ‘작은 것’이라는 이유로 핑계하는 자들을 너무 많이 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핑계하는 자는 정말 작은 사람인데 왜 작다는 것을 핑계로 삼는지 안타까워 하신 말씀이 아니었을까? 선을 행함에 있어서도 그건 작은 것이니까 행할 필요가 있겠나? 그건 작은 것이니까 좀 더 큰 것이면 행하지 하면서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선을 행하지 않는 자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그렇게 했으리란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악을 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건 ‘작은 것’이니까 해도 괜찮겠지 하고 행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던 것 같다. 왜 그와 같은 나쁜 짓을 했느냐? 하고 물으면 그건 아주 작은 일이기에 그렇게 했습니다. 그것쯤은 괜찮지 않습니까? 그게 무엇 그렇게 잘못된 것입니까? 조그만 것 가지고 하면서 자신을 합리화하며 핑계대며 악을 행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신 말씀이라 생각된다.

또 왜 선을 작은 것이라도 행하고 악은 작은 것이라도 행하지 말라고 했을까? 선은 너무 좋은 것이고 악은 너무 나쁜 것이라는 것을 깨닫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선이 너무 좋고 귀한 것이라 비록 빛이 나지 않고 알아줌이 적더라도 작아도 하라고 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악은 너무 나쁜 것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기에 악은 아무리 작아도 하지 말라고 하신 말씀이라 생각된다.

‘이것쯤은 괜찮겠지 하면서 행하는 작은 악도 이제부터는 끊으라’고 하신 勿以惡小而爲之’의 말씀이 힘이 있어 강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것도 선이라고 하려고 하나'라고 마음을 미혹할 때 '작아도 선이라고 생각되면 해야지’ 하는 ‘勿以善小而不爲(물이선소이불위)’의 말씀이 내 가슴 속에 파고 들고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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