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험 사흘째다. 학생들은 시험공부하느라 아플 새도 없을 것이다. 어깨가 무겁고, 몸이 무거운 것 보니 곧 비가 오려나? 삶의 무게가 나를 짓누른다 해도 이걸 가볍게 이겨내는 것은 다름아닌 생각 속에 들어가는 것이리라.
명심보감 계선편(선행에 대한 글) 네 번째 문장은 다음과 같다. “見善如渴(견선여갈)하고 聞惡如聾(문악여롱)하라 又曰(우왈) 善事(선사)란 須貪(수탐)하고 惡事(악사)란 莫樂(막락)하라.”
"착한 일을 보거든 목마를 때 물을 본 듯이 주저하지 말며, 악한 것을 듣거든 귀머거리 같이 하라." 또 말하기를, "착한 일이란 모름지기 탐내어 하고, 악한 일이란 즐겨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말은 태공(太公)이 말한 것인데 태공은 주나라 초기의 현자(賢者)로, 성은 강(姜)이고 이름은 상(尙)이란 한다. B.C 1122년에 지금의 중국 산동성 태생이며, 위수(渭水) 가에서 낚시질을 하다가 문왕에게 기용되었다 한다.
“見善如渴(견선여갈)하고 聞惡如聾(문악여롱)하라”는 문장은 대구로 되어 있다. 문장성분도 같이 되어 있다. 선을 보면 목마름(渴) 같이 하고 악을 보면 귀먹음(聾) 같이 하라고 하셨다. 선은 목마름 같이 갈급하라는 것이다. 목마를 때 갈급하는 것이 물이다. 그것도 시원한 물이다. 반가운 것이 물이다. 애타게 찾는 것이 물이다. 돈이 들어도 사먹고 싶은 것이 물이다. 목마른 자에게 물 외에 다른 것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선을 보면 목마른 자가 물을 기대하고 갈급하고 찾듯이 선을 갈급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선을 기대하라는 것이다. 가장 귀한 것이 선이다. 가장 필요한 것이 선이다. 가장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선이다. 이와 같이 선보다 더 귀한 것이 없다.
또 선을 보면 목마른 자가 물을 찾듯이 선을 찾으라는 것이다. 선이 가장 좋은 것이기 때문에 선을 찾으라는 것이다. 보물 찾듯이 찾으라는 것이다. 사막을 걷는 자가 오아시스를 찾는 것처럼 선을 찾으라는 것이다.
또 선을 보면 목마른 자가 물을 마시듯이 선을 행하라는 것이다. 물을 마시는 것이 행함이다. 선을 찾고도 행함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선할 줄 알면서 행하지 않으면 나의 것이 되지 못한다. 그러니 선을 기대하며 찾게 되면 반드시 행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見善如渴(견선여갈)이다.
선한 일은 탐하듯이 하라고 하셨다. 선한 일은 아무리 탐해도 지나침이 없다. 선한 끝은 반드시 있다. 선한 일은 찾아서 해라. 남이 볼 때, 내 자신이 볼 때도 너무 심할 정도로 많이 한다 해도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다. 다른 것은 탐낼 것 없다. 하지만 선은 탐내도 된다. 善事須貪(선사수탐).
다음은 聞惡如聾(문악여롱)하라고 한다. 악을 들으면 귀머거리가 된 것처럼 듣지 말라는 것이다. 귀가 먹은 사람은 아무리 귀에 대고 말을 해도 알아듣지를 못한다. 악한 것을 듣게 되면 그것을 좋아하게 되고 유혹을 받게 되며 행하게 되고 넘어지게 된다. 그래서 악한 것이라면 아예 듣지 말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악한 것은 더욱 귀에 솔깃하다. 어찌 된 일인지 악한 것이라면 듣지 않으려고 해도 잘 들린다. 악한 것을 듣는 것은 재앙의 시발이다. 악한 것이 들리면 무조건 귀를 막아야 한다. ‘들어보고 어떻게 하지’라고 하는 것은 안 된다. 들으면 흔들리게 마련이다.
악한 일을 즐겨서는 안 된다. 악한 일을 즐기면 악한 끝은 망함이다. 악한 일을 즐기러 하지 말고 선한 일을 즐겨야 한다. 악한 일을 탐내지 말고 선한 일을 탐내야 한다. 세상에 즐길 것 많다. 음악을 즐겨야 하고, 독서를 즐겨야 하고, 운동을 즐겨야 하고, 문화탐방을 즐겨야 한다. 즐겨야 할 것 즐겨야지, 즐겨서는 안 될 것 즐기는 것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