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장이 보는 올바른 학생 지도

2010.07.24 21:44:00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교육이라고 말하고 싶다. 젊은 나이에는 교육이 그렇게 쉬운 것이고, 하고 싶은 것이고, 편하고 안락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교직 연륜이 늘어나면서 진정한 교육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문과 회의에 싸이게 되었다.
 
회초리 하나면 다 통했던 젊은 초년생 교사의 마음은 정말로 열정과 박력이 넘쳐 흘렀다. 학생을 사랑하고 그들과 같이 웃고 읏으면서 정답게 지냈다. 그러던 것이 시대가 새로운 교육의 변화를 추구하면서 남자 교사가 남자 아이의 성기를 만졌다고 성희롱이라고 하여 교사 비난을 넘어 사법부에 법적 절차를 받게 하는가 하면, 회초리를 들었다고 하여 인터넷에 올려 교사를 곤경에 빠뜨리는 상황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참으로 교사의 앞길에 산넘어 산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항간에 떠돌고 있는 오장풍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며, 라디오 공개 토론 등으로 학교 교사들의 입지를 더욱 좁혀 놓고 있다. 학생부장으로서 학생을 지도해 보고, 학년 부장으로서 학생을 지도해 보면 학생은 정말 갖가지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는 제 각각의 특성과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학생 개개인을 다룰 때 그들의 특성과 그들이 자란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통과의례식 지도는 문제를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학생 지도는 단순히 학생들의 용의를 검사한다는 차원을 넘어 학생 개개인의 삶의 과정을 알아야 제대로 학생 지도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학생지도에서 체벌은 그 순간에 할 것이 아니라 학생을 상담한 후 차분하게 그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학생지도의 한 방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하기 위해서는 학생을 위하는 시간 배려가 많아야 하고 교사 또한 헌신적인 학생 지도에 몰두해야 한다는 조건이 뒤따른다. 그렇지만 오늘의 학교 현장에서는 그런 교사를 찾기 힘들고 또 그렇게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퇴근 시간을 넘기면서 남아서 학생 지도를 하는 그런 간절함이 있지 않는 한 정규 시간에 학생 지도를 효율적으로 이루어 내기에는 업무 과중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장풍 사건은 체벌의 별칭이다. 그런데 사실 오장풍과 같은 교사가 학교 현장에 있어 다른 순박한 교사들은 지도를 하지 않아도 오장풍 교사의 위력으로 다목적 학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왜냐하면 학생이 잘못을 하면 엄격한 체벌이 뒤따르고 그에 대한 합당한 제재가 있다는 것을 학생은 알기 때문이다. 그럴 때 학생은 학교에서 행동거지를 함부로 하지 않고, 교사 또한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부드러워 진다.

교사가 회초리를 들었다고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오고 인터넷에 공개를 한다고 엄포를 놓고, 심지어는 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학부모가 있다는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생부가 학교에서 학생 지도에 최일선에 서 있는 것도 학생의 지도를 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학년중심으로 전환되어 학년에서 학생지도를 하여야 하는 데도 사실 학생의 지도에 열과 성을 가지고 하는 것보다 '적당히'라는 용어를 더 잘 쓰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오장풍 사건을 계기로 명확하게 해 두어야 할 것은 교사가 학생을 체벌하는 것을 엄격히 징계하려면 학생이 교사에게 행하는 폭력과 폭언을 제한할 수 있는 교칙이 동시에 병행되어야 한다. 학생이 교사의 지시를 잘 듣고 수업에 열심히 하다면 어느 교사가 학생을 때리고 학생을 괴롭히겠는가? 어떤 교사도 학생을 수렁에 빠뜨리기 위해 가르치지는 않는다. 다만 교사로서 더 열정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치려고 하면 교사의 마음에 역행하는 일을 하는 학생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교사의 똥은 개도 먹지 않는다고 하였듯이, 치미는 울화는 속으로 삭히는 너그러움을, 이제는 가지고 석양의 낭만을 학생과 같이 즐기는 그런 교실 속의 일체성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는가?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