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중 해프닝?

2010.10.07 16:24:00

시험 때마다 겪는 일이다. 학생들은 시험을 보는 중 펜을 들고 졸고 있다. 왜 그런지 물어보았다. 시험을 치는 중 어찌 졸 수 있느냐고 했더니, 잠이 온다고 했다. 그래서 시험이란 중요한 것인데 어찌 졸 수가 있느냐고 반문하니 아무 대답을 못하고 만다. 이런 학생은 가뭄에 콩 나듯 보이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이해 못할 일이 신세대에게 일어나고 있음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기성세대들이 학창시절 시험 중 그렇게 졸지 않았던 것은 시험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로 취급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여기까지도 좋다. 시험지를 풀다가 졸면서 그러다가 이내 엎어져 잠을 청하고 만다. 그러다가 한참 있으면 또 일어나 풀고 있다. 마치 토끼와 거북이가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객관식으로 시험을 치르다 보니 모르면 번호를 마킹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고 마킹을 못하고 답안지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주관식 정답을 요구하는 문항을 출제하라고 한 것이 아닌가도 생각이 불현듯 나곤 한다.

시험이란 한 시간에 풀 만큼의 분량을 출제하여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시험지 난이도도 조정해서 출제하여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학생들은 참으로 어렵다고 생각하는 과목이 입시에 관련되는 과목이면 억지로 풀어서라도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높은 반면 그렇지 않는 과목은 알아도 빨리 풀고, 몰라도 빨리 풀어 버리는 그릇된 사고가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 지. 특히 수학의 경우는 그것도 외부 모의학력고사 시험을 보는 날이면 그야말로 가관이다. 100분 시험 시간이 내신고사를 보는 시간보다 더 빨리 풀어 버리고 마는 경우가 있다. 전혀 모르는 문제는 애초에 포기하는 경향을 보인다.

학생들이 시험 중 졸고 있는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바로 외부 모의학력고사 시험을 볼 때다. 이 때는 과목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학생들의 수준에 비해 너무 수준이 높은 문항들에 대한 접근을 억지로라도 풀어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쉽게 포기하고 마는 경향도 학생들의 끈기를 짐작하게 한다. 자신의 의사도 쉽게 표출해 버리고, 자신의 행동도 가볍게 처신함으로써 응집력이 오래가지 못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학생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마음은 늘 초초와 불안감으로 얼룩질 수 밖에 없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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