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교사는 말한다<1>

2010.12.06 08:21:00

현장을 지켜가는 파수꾼! 그 사람은 교사다. 현장을 지켜가고 관찰하고 스스로 생각해 보는 자가 학생을 지도하고 학생을 가르치고 학생을 이끌어 간다. 사람이 사람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훈련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말 못하는 짐승은 사람이 이끌어 따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회초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말을 알아듣는 인간은 회초리가 없어도 잘 알아 듣는다. 말을 통해서 이끌어 가도 충분한 인간에게 회초리를 들어야만 이끌어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입이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답답하고 불안한 사실을 혼자서 꿍꿍 앓고 있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에게 알려 해결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말을 잘해서 뺨맞는 일 없다는 것도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훌륭한 담임이라고 칭찬받는 교사가 어느 날 반 학생들로부터 담임을 바꾸어 주었으면 한다고 건의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사유를 찬찬히 살펴 조사해 보면 담임의 권위가 학생들에게 의사소통 형식으로 전해지지 않고 일방통행 형식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그만큼 의사소통이 학생과 교사 사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작고 큰 일은 따지고 보면 인간 사이에서 서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다.

학생들 사이에서 대화하는 장면을 조용히 들어보라 그들의 대화 중 비속어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는가를 들으면 들을수록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초등학생이 사용하는 용어나 고등학생이 사용하는 용어가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이 요즘 아이들 사이에 대화의 공통점이다. 학생들에게 주는 매체의 영향도 영향이겠지만 세대간의 차이를 언급할 만한 것도 뚜렷하게 일어나지 않고 있고, 그럴 필요성도 없다는 것이 빠른 시대의 변화가 말해준다.

이혼은 중장년에서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게 되지만 노인들의 이혼도 이제는 사회의 매스콤에 노크를 하고 있다.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노년의 황혼이 어느 새 보편성을 띠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다. 무엇이 이들 사이에 이혼의 원인을 말들었는가? 결국은 다 말의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부부 사이의 대화가 일방통행 형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서로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학생은 교실에서 교사와 아옹다옹 할 때면 교사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오기보다는 자식을 대하듯 격한 말을 토해낸다. 학생이 교사의 지도를 받을 때도 공손한 표현보다는 자기 편의식으로 마치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대한다. 교사에 대한 존경심도 찾아보기 어렵고 학생의 말이 교사를 떠나 웃어른께 하는 말이라고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가정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도 가정에서 부모의 언행이 곧 학생들의 내면에 깊이 인식되어 학교에서도 선생님을 대할 때 그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비속어를 사용하면서 교사에게 달려드는 학생을 목격할 때면 학생으로서 감히 할 수 있는 일일까 생각에 빠지면서 넋두리를 찾아보면 그것의 궁극적인 배경은 가정의 모습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현장을 지켜가는 교사의 마음에 눈에 학생들의 말 사용은 오염된 환경 쓰레기를 가득 담고 있어 버리지 못하고 있는 중임을 알아야 한다. 이들이 버려야 할 오염된 내면을 김수영의 시 “눈”에서는 젊은이에게 마음껏 가래를 눈을 바라보고 뱉어보자고 역설하고 있다. 순수한 눈처럼 마음에 담고 살아가는 젊은 학도를 시인은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오늘의 학생들의 오염된 말의 쓰레기를 버릴 곳은 학교의 쓰레기장이 아니라 바로 현장 교실임을 알아야 한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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