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교사는 말한다 <3>

2010.12.15 10:50:00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 2조에 의하면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해, 폭행, 감금, 약취, 유인, 명예훼손▪모욕,공갈, 강요 및 성폭력,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 폭력 정보 등에 의해 신체상 정신상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언급돼 있다. 이처럼 학교 내외에서 일어나는 학생 사안이란 단순히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 자잘한 사건 사고라고 보기 어렵게 돼 버렸다. 기성세대들이 자랄 때 이런 법이 없어도 잘 지내왔는데, 왜 이런 법이 있어야만 했을까? 이는 정신문화 중심에서 물질문화 중심으로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이 사용하는 비속어가 나이에 구애됨이 없이 마치 표준어인 양 사용하는 것을 매스컴이 오히려 더 표준어화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의심할 정도다. 온라인 상에서 쉴 사이 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홍수는 제어력을 잃어버린 채 국경없는 전파를 타고 종횡무진하고 있다. OHP를 이용해서 현장 학습을 인터넷으로 하는 경우, 한 장면 한 장면이 넘어갈 때마다 시야에 비춰지는 다양한 선전과 다양한 용어의 표출이 아무런 구속없이 수업의 현장에서 목격되어지고 있다.

특히 컴퓨터를 통해 놀이하는 여러 가지 게임에서는 비속어의 뱉어냄이 자극적이고 저속하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는 순간순간의 자극적인 비어가 뇌리에 아로새겨지게 되고 이것이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면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다. 친구를 칭찬하는 용어도 비어고, 비난하는 용어도 비어를 사용해 표현한다. 수업 시간에 교사가 약간만 수업을 느슨하게 할 때면 거침없이 교사 면전에서도 비어를 사용해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목격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거칠어져만 가는 학생들의 언어를 보고만 있기에는 정도를 이미 넘어서고 있다. 학생을 지도한다고 학생을 다그치는 상황에서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말다툼만 자극할 뿐이다. 교사의 지시를 우이독경으로 생각하는 현실에서 학생들의 바른 지도에는 인내를 요구하게 만든다. 인성 담당 교사의 수업은 줄여서 학생의 인성을 바르게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에는 이미 오염돼 버린 상황이라 이전투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오염된 청소년의 언어를 바로 고치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서 학과목의 과감한 변화가 모색돼야 한다.
 
초등학교 도덕 과목에서부터 중학교, 고등학교에 이르는 네트웍 형식의 인성 교육의 제너레이션이 이루어져야 한다. 인성 교과가 학생들의 현실 교육을 외면하고 학생들과 이론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은 이미 죽은 교과서 수업에 지나지 않는다. 철저한 문답식 교육으로 일관되게 이루어져 나가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다양한 인성 프로그램 만들기, 현장 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행동 양식 비판하기 등 학생들 자신이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백문이불여일행이라고 했다. 백번 이론 수업을 한들 효과없는 수업은 무의미에 지나지 않다.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지 않는 인성교재는 학생들의 말을 더욱 거칠게 만드는 소재로 작용할 것이다. 교육도 시장 논리에 적용되는 현실에서 진정한 윤리의식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는 바람직한 길은 학교 현장을 바로 바라보는 예리한 시각이 차가운 겨울 날씨에 처마 밑 고드름처럼 더욱 날카로워가고 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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