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22)

2012.04.26 20:04:00

아침에 일찍 학교를 둘러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식물을 보면 생명력이 있어 좋다. 생기가 돈다. 학생들의 움직임도 그렇다. 화단의 화려한 꽃도 그렇다. 어제 아침 특히 눈에 띄는 꽃은 참 아름다웠다. 아마 너무나 약하게 보이는 나무에서 핀 꽃이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가는 나뭇가지에서 핀 꽃은 더 예쁘고 정이 간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렵게 핀 꽃인데 오래 갔으면 좋겠다.

어제는 뜻깊은 날이었다. 연산홍 붉게 물든 아름다운 계절에 국내 크루즈 산업의 개척자로 불리어지고 있는 분이 경영하는 팬스타라인닷컴과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자매결연’을 맺는 날이기 때문이다.

팬스타와 자매결연을 맺음으로써 우리 학교는 독서논술교육을 비롯하여 다양한 학력향상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지원을 받게 되어 학생들이 실력을 쌓는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국제교류의 활성화와 글로벌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으로 말미암아 외국어고등학교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된 것이다.

그리고 전체 학생의 20%에 해당하는 사회적 배려대상자와 다문화자녀들을 비롯하여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어 학생들은 새 힘과 용기를 얻어 세계 인재로서의 꿈을 키워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날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는 자주 나를 생각의 샘으로 이끈다. 한 학생의 학습실 자기 자리에 이런 글이 눈길을 끌었다. ‘꿈이 있는 거북이는 앞만 본다.’ 훈화를 할 때마다 꿈이 있는 거북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꿈이 있는 거북이에 대한 글을 붙여 놓고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었다.

정말 꿈이 있는 거북이는 앞만 본다. 뒤로 돌아보지 않는다. 자신을 한탄하지 않는다. 자신의 부족함을 원망하지 않는다. 어려운 환경과 역경을 잘 이겨낸다. 꿈이 있는 거북이는 쉬지 않는다.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열심히 노력한다. 끝내는 꿈을 이룬다.

꿈이 있어야 그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고 어려움이 닥쳐도 잘 넘길 수 있다.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 우리는 자칫하면 환경을 탓하기 쉽다. 환경을 탓하면 꿈을 이룰 수 없다. 우리의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해도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비하면 정말 좋은 환경 속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고생을 한다고 해도, 부지런하게 학교생활을 한다 해도 우리보다 더 고생하고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웃 나라에는 더 많이 있음을 보면서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새롭게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주말 어느 방송국에서 세계 기행에 대한 방송을 보았는데 커피의 나라 코스타리카에서 살고 있는 한 부인이 남편과 자녀들의 출근을 위해 매일 새벽 두 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우리는 반에 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아무리 빨라도 새벽 네 시가 되어야 일어나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데….

또 하나 놀라운 것은 고산지대에서 동물을 키우며 살고 있는 한 가정에 대한 소개가 있었는데 초등학생 딸의 공부를 위해 시내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 댁까지 말과 비슷한 동물을 타고 반나절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까지 아버지가 싣고 가는 것을 보았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조금도 불평함이 없이 꿈을 향해, 내일을 향해,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선생님들은 정말 우리 학생들이 불평없이 학력향상과 인성교육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 같다.

환경이 나빠서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말은 너무 사치스런 말로 들린다. 어떤 어려운 여건과 환경 속에서라도 이기고 견뎌내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나아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 같다.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고 주춤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한탄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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