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결 어미 ‘-데’와 ‘-대’를 헷갈릴 때가 많다. 일상 언어생활을 할 때는 발음이 비슷하니 상관이 없는데, 막상 표기를 하려면 무엇을 써야 할지 자신이 없다. 늘 이야기 하지만 이때는 사전에 정답이 있다.
‘-데’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하게할 자리에 쓰여, 과거 어느 때에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현재의 말하는 장면에 그대로 옮겨 와서 말함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 그이가 말을 아주 잘하데.
- 그 친구는 아들만 둘이데.
- 고향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데.
‘-대’
1. 해할 자리에 쓰여, 어떤 사실을 주어진 것으로 치고 그 사실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놀라거나 못마땅하게 여기는 뜻이 섞여 있다.- 왜 이렇게 일이 많대?
- 신랑이 어쩜 이렇게 잘생겼대?
- 입춘이 지났는데 왜 이렇게 춥대?
2. ‘-다고 해’가 줄어든 말. - 사람이 아주 똑똑하대.
- 철수도 오겠대?
‘-데’는 화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을 나중에 보고하듯이 말할 때 쓰이는 말로 ‘-더라’와 같은 의미를 전달한다. 이에 비해 ‘-대’는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쓰인다. 예문을 더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가. 그가 그런 말을 하데. 나. 고향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데.다. 신부가 예쁘데? 가는 ‘그가 그런 말을 하더라.’라는 의미이고, 나는 ‘고향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데.’라는 의미로 각각 화자가 직접 체험한 사실을 회상하여 청자에게 말한다. 다처럼 ‘-데’는 의문문에 쓰이기도 한다. 여기서는 화자가 체험한 사실이 아니다. 이는 결혼식에 다녀온 사람에게 신부가 예쁘더냐고 물어보는 말이다. ‘-던가’와 같은 뜻이다. 다만 ‘-던가’는 표준어인데 반해 ‘-데’를 표준어로 인정할 것인지는 아직 남아 있는 문제이다.
참고로 ‘오늘 날씨가 무척 더운데.’, ‘성적이 많이 올랐는데.’, ‘경치 좋은데.’, ‘그림 잘 그렀던데.’ 등에서 보듯 ‘-ㄴ데, -는데, -은데, -던데’ 등의 종결어미도 있다. 여기에도 ‘데’가 보이긴 하지만 스스로 감탄하는 뜻을 나타내며 보통 다른 사람의 의견이 어떠한지 묻는 의도를 내포하기도 하는 것으로 ‘-데’와는 뜻이 다르다. 한편 ‘-대’는 ‘다(고) 해’의 준말이다. ‘다고’에서 ‘고’가 탈락하고 남은 ‘다’에 ‘해’에서 ‘ㅎ’이 탈락한 ‘ㅐ’가 합쳐진 말이다.
가. 국어 시험에서 두 개 틀렸대요(틀렸다고 해). 나. 그 사람 몸이 아파서 못 온대(온다고 해). 다. 서양 사람도 김치를 잘 먹는대(먹는다고 해). 라. 그 사람은 학생이 아니었대(아니었다고 해). 마. 휴일에 집에만 있겠대(있겠다고 해). 바. 범인을 보았대(보았다고 해).
예에서 보듯이 ‘-대’는 형용사 및 동사의 어간 다음과 동사 및 지정사(이다, 아니다)의 시제형태소 ‘ㄴ, 는, 었, 겠’ 등에 연결되어 ‘-대, -ㄴ대, -는대, -었대, -겠대’ 등의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괄호 속에 보이듯 ‘~다고 해’로 말을 바꿀 수 있다. 곧 ‘-대’는 화자가 문장 속의 주어를 포함한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청자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선생님께서 너 오래.’ 등과 같이 명령형이나 계사 뒤에서 쓰이는 ‘-래’의 성격과 비슷하다. 즉 ‘-래’는 ‘-라고 해’에서 줄어진 말로 ‘-대’와 같은 기능을 가진 형태소이다.
‘-데’와 ‘-대’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은 예를 통해 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가. 그 영화 참 재미있데.
나. 그 영화 참 재미있대.
여기서 앞의 ‘그 영화 참 재미있데.’는 화자가 직접 그 영화를 보고 하는 말이다. 화자가 영화를 보고서 자신의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다. 반면 뒤의 ‘그 영화 참 재미있대.’는 화자가 그 영화를 보지 못했다. 대신 다른 사람이 ‘그 영화 참 재미있다’고 말한 것을 전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