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84)

2012.09.03 08:58:00

8월의 끝자락 아침이다. 8월은 시련의 달이었다. 폭염에다, 폭우에다, 태풍이 겹쳐졌다. 할퀴고, 삼키고, 부수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지나갔다. 눈물을 남기고, 상처를 남기고, 슬픔을 남기고, 고통을 남기고 떠나갔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는다. 좌절하지 않는다. 새 희망의 9월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책상 위에는 여러 가지 책이 펼쳐져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우리학교 인성교재인 명심보감이 펼쳐져 있다. ‘성심편하’의 한 페이지를 읽었다. 북송의 3대 황제인 진종 황제의 어제에 나오는 이야기다.

제법 긴 내용이다. 눈에 쏙 들어왔다. 고개를 끄덕였다. 공감이 되었다. 그물에 걸리는 일이 없게 하는 방법을 제일 먼저 제시하였다. 위태함을 알고 험한 것을 아는 것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길이라고 하였다. 사전 대비가 중요함을 말씀하고 있다. 위험한 것, 위태한 것 미리 예방하고 대비하면 위험을 면할 수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 그물에 걸리지 않고 살아남는 비결이다.

다음은 몸이 편안하게 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선한 일을 좋아하고 선한 일을 받들고 선한 일을 찾아 하고 선한 일을 하는 이를 찾아서 추어올리고 어진 사람 즉 사랑을 베푸는 이는 천거하고 칭찬하며 그들을 받드는 것이 자신의 몸을 편안하게 되는 길이라고 가르쳤다. 악을 행하지 않고, 선을 행하며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남에게 유익을 주는 사랑의 마음을 갖고 살아가면 언제나 자기의 몸을 지킬 수 있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음을 가르쳤다.

다음은 번영을 가져오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인을 베풀고 덕을 펴는 것이라고 하였다. 인을 베푸는 것이 사랑을 베푸는 것이요, 덕을 펴는 것이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남을 나와 같이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형제자매처럼 여기면 대대로 번영하게 된다고 하였다.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어 줄 줄 아는 착한 마음, 어진 마음, 사랑의 마음, 덕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면 대대로 번영이 찾아옴을 가르쳤다.

그리고 자손이 잘되는 길을 제시하였다. 시기하는 마음을 품지 말고 원한에 보복하지 않는 것이 자손에게 근심을 끼치지 않는 것이라고 하였다. 남을 해롭게 해서 자신을 이롭게 하는 것은 마침내 현달한 자손이 없다고 하였다. 뭇사람을 해롭게 해서 성가(成家)를 하는 것도 오래가지 못한다고 하였다. 결국 사랑의 마음, 덕의 마음, 어진 마음, 착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자손이 잘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또 이름을 갈고 몸을 달리함은 모두 교묘한 말로 생겨난다고 하였다. 아첨하고 교묘한 말로 출세를 하고 이름을 날리고 귀한 몸이 되어도 오래 가지 못한다. 악한 마음, 악한 생각, 악한 행동으로 무엇을 이루었다고 해도 오래 가지 못하니 악하게 살지 말고 선하게 살도록 가르치고 있다. 말은 언제나 재앙을 부른다. 자신을 궁하게 만든다. 자신의 몸을 상하게 만든다. 말로 다투고 나면 몸과 마음이 엄청 상하게 된다. ‘다언삭궁’이란 말은 언제나 새겨두어야 할 귀한 말인 것 같다.

진종 황제는 재앙이 일어나고 몸이 상하게 됨은 다 어질지 못함이 부르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거꾸로 말하면 어질면, 사랑이 넘치면, 덕을 베풀면, 선한 일을 하면 재앙도 막을 수 있고 몸도 편안하게 할 수 있고 가정에 평안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번영이 오래간다고 가르쳤다.

교육은 사랑이다. 사랑으로 교육하고, 덕으로 교육하고, 인으로 교육하고, 선으로 교육하면 마음에 편안을 얻을 수 있고 기쁨을 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가정에 평안을 가져다주고 자손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고 자자손손 번영을 누리며 살 수 있으리라.

사랑 없는 교육은 힘들다. 사랑 없는 생활은 무미건조하다. 사랑 없는 가르침은 힘이 없다. 작은 것부터 사랑의 마음이 학생들에게 전달되면 학생들도 사랑의 사람이 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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