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워크숍에서 만난 사람들

2012.10.18 09:33:00

e수원뉴스 시민기자 워크숍이 전주, 통영 일대에서 2박 3일간 있었다. 기자 자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해마다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연수 내용도 기자 활동에 크게 도움이 되거니와 동료 기자들과의 노하우 공유, 동료 사귀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만치 인간관계가 넓어지고 세상을 보는 눈도 생긴 것이다.

"수원에서 이루어지는 행사, 누가 취재합니까?" 우리는 배웅하는 염태영 수원시장의 안타까운 말씀이다. 시민기자 중 선발된 알짜배기 6분의 1이 떠나니 그 기간에 이루어지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 e수원과학축전의 생생한 기사를 걱정한 것이다. 시민기자들에 대한 격려와 여유 있는 농담이 엿보인다. 

전주 경기전에서 만난 송수복 문화재해설사. 그의 설명을 들으니 우리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는 말을 믿게 된다. 작년 전임지 학교 선생님들과 이 곳을 다녀갔으나 남는 것이 별로 없었다. 수박겉핥기 여행이었던 것이다. 이번에 경기전에 있는 태조 이성계의 어진 봉안, 전주 사고(史庫)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2박 동안의 룸메이트 김형호 시인(48). 네팔에 거주하면서 관련 기사를 쓰는 시민기자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우크라이나 한글학교 교사 경력도 있고 몇 개국 언어를 사용한다. 본인 이야기로는 네팔인보다 말을 더 잘한다고 하는데 노트북을 능숙하게 활용한다. 네팔 민간 홍보 대사요, 한국 홍보대사를 겸하고 있다. 자칭 e수원뉴스 네팔지사장이라고 자부심을 표현한다.

전문교육 강사로 나와 '주요 SNS 활용 성공사례'를 강의한 최재용 원장.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음악을 넣은 동영상을 만드는 솜씨가 부럽다. 배우면 별 것 아니지만 배우지 않으면 평생 하지 못한다. 이제 기자들은 글 뿐만 아니라 영상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열렸다. 소셜미디어 4형제 트위터, 베이스북, 브로그, 유튜브를 익혀야 하는 것이다.

이번 워크숍에서 기억나는 통영시민 한 분. 통영에서 한산도 제승당을 찾아가는 뉴쌍용호 옆자리에 앉은 50대 후반 정도의 여성이다. 출발에서 15분 정도 이야기를 하였는데 지적 수준이 보통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외모도 품위 있다. 그녀는 충무공의 생애를 꿰뚫고 있다.




통영이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유래되었다는 말. 제승당(制勝堂)이 언제 세워지고 폐진되었다가 언제 다시 중건되었는지 소상히 알고 있다. 충무에서 보았던 충렬사, 세병관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역사에 조예가 있어서가 아니라 통영과 충무공에 대해 애정이 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수원시민인 나는 무엇인가? 수원을 방문한 외래 관광객에게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정조대왕, 축만제인 서호저수지, 융건능을 얼마나 소개할 수 있을까? 수원이 배출한 인물은 몇 명을 댈 수 있을까? 스스로 반성을 해보는 것이다.

수원으로 관광객이 모여 들게 하려면 수원시민이 우리 수원에 대해 알아야 한다. 수원의 역사도 알고 유적도 알고 자랑거리를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자기 고장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 애향심의 출발이다. 그 녀가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시민기자 명찰을 보여 주니 " '길 위의 인문학' 하고 계시는군요!" 그러고 보니 이번 2박3일간 워크숍 일정이 인문학 강좌나 마찬가지다. 114만의 수원시민들 인문학 강좌를 가까이 하여 수원 홍보대사로 활약했으면 한다. 수원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수원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최소한 10분 이상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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