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은 '수라간'으로 쓰고 있었고, 우드 랜드의 입구부터 억불산 전망대(해발 518m)가 있는 억불산 정상까지 마룻바닥으로 만들어진 길을 걷게 만들어진 길의 이름이 '말레길'이었다. 이 말레라는 말은 마루의 이 고장의 사투리로 어쩜 이 말이 '마루'보다 더 순수한 우리말이 될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이 말레길은 입구에서 부터 억불산 정상까지 계단이 하나도 없이 경사로로 만들어진 길이므로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도 등산을 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시설이다. 518m의 높이를 무장애데크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길이가 3.8km나 되는 먼 길을 걸어가야 하지만 그렇게 하여서 정상까지 걸어 올라가게 만들어진 이 말레길이 얼마나 고마운 길인가? 이제는 이곳에만 오면 몸이 불편한 사람이라도 적어도 518m의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맛 볼 수 있게 돼 있으니 말이다. 요즘 새로 만든 입구 데크까지 합치면 4.3km 정도 되지 않을까 계산을 해보았다. 입구에서 우드랜드를 통과해 말레길 입구까지의 거리가 합산이 될 것이니 말이다.

일단 이런 길을 만들겠다는 발상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런 산길을 모든 사람이 걸을 수 있게 만들자는 생각, 그리고 그것을 곧 실천에 옮긴 결재자의 결심은 누구에게라도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 아니겠는가? 몸이 불편하신 노인도 건강을 위해서 몇 시간을 걸어서 오르더라도 정상에 서 보는 기쁨을 맛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아직 유모차에 실린 아기도 저 높은 산 정상에서서 아래의 들판과 산들을 바라본다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더구나 이 데크로드는 등산객의 발길에 망가지는 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지 않은가? 길가의 나무들은 등산객의 손길에 부러지고, 꺾어지기도 하며, 발길에 밟히고 흙이 씻겨 내려가 뿌리가 노출되고 말라 죽거나 쓰러지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나무들을 사람들의 손으로 부터, 발길로 부터 보호하고 산을 잘 가꿀 수도 있게 한 것이다. 말이 쉽지 그 많은 데크를 건설하면서 드는 비용도 보통은 아니었을 것이고, 그 노력 또한 대단한 것이었을 것이다. 이 말레길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더욱 유명해져서 국내의 많은 장애를 가진 분들이 등산을 하는 곳으로 알려지고, 더욱 많은 행사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우리 국가기념일 중에 장애인의 날이 있다. 이런 날 전국의 장애인들에게 이 말레길을 제공하여서 그들에게 등산을 해보는 경험을 주는 행사를 한 번 기획해 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장애인의 날 기념 등반대회를 열어서 정상까지 오른 분들께 '전남 장흥 억불산 등반기념'메달을 만들어 주는 그런 행사를 한 번 기획해 전국에 널리 알려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런 행사를 보고 이곳을 다시 찾는 장애우들이 많아지고 널리 알려진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고, 앞으로 추진 중인 힐링, 로하스 사업의 선전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감히 권해보고 싶다. 더 많은 장애우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더 많은 회원들이 찾을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