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바라보고 웃음 짓는 교사가 아름답다

2013.07.10 13:39:00

학교는 사물놀이판? 학교는 학생들의 판소리 마당 공연장? 심심찮게 들려오는 소리는 이미 오래전의 소리가 아닌 지 오래다. 하지만 아침에 출근해 학생들의 등교 상황을 살펴 보면 학생 개개인은 모두가 순수하기만 하다. 다정하게 교사에게 인사도 잘 한다. 차분하게 자율학습도 잘 한다. 그런데 쉬는 시간 무리지어 놀기만 하면 비속어가 유머인 양 날뛰는 판소리 마당으로 변한다.

또 수업만 시작하면 머리부터 책상에 기도하는 사람처럼 장시간 들지를 않는다. 심지어 수업 시간이 시작돼 반장이 인사를 해도 아프다고 엎어져 고개를 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때부터 교사의 고함소리는 학생과 언쟁으로 바뀐다.

학생 왈, “아픈데 왜 깨우느냐?” “제발 그만 내버려 줘요.”이에 대답하는 교사의 참을 수 없는 감정은 도를 넘고 만다. 이런 현상이 일반계고 어느 학교를 막론하고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현장 교사라면 인식할 것이다. 어린 학생과 교사와의 나이 차이는 참으로 거리가 너무 멀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비속어를 가리지 않고 사용한다.

교사는 때로는 성자일 필요가 있다. 때로는 학생의 친구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어린 학생이 청소년으로서의 욕망 분출을 나쁜 놈으로만 매도해서도 안 된다. 인성이 안 된 놈이라고 보아서도 안 된다. 학생을 다정하게 불러 조용히 상담의 길로 접어들어가 보면 학생의 마음이 언제 그랬느냐 싶을 정도로 사과를 한다. 이럴 때 교사는 청소년의 상담사요 친구로 돌아간다. 교사의 똥은 개도 먹지 않는다고 한 것은 그만큼 참고 참아서 속이 타서 배설되는 것이기에 개조차도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교사의 입장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도 연륜이 말해 주는 것 같다. 손자같은 학생이 비속어로 말해도 정면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너그럽게 타일러 자신의 잘못을 일깨워 선의의 길로 나가게 하는 성자의 모습을 보일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학생을 바라보고 웃음 짓는 교사는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다.

아무리 학교가 학생들의 놀이판이라 할지라도 놀이판을 학습장으로 인성의 수양관으로 바꾸어 가야 할 몫은 교사 본인이 안고 있는 것이다. 정화된 교실을 만들어 내는 것도 교사의 본연의 자세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시험을 보는 가운데서도 연필을 들고 졸고 있는 학생이 있고, 시험지를 받자 마자 자는 학생도 있다. 이런 학생들을 모두가 변두리 학생으로 몰아넣어 버린다면 교사 자신도 역시 변두리 교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희망이 없는 학생에게 목표의식을 불어 넣어 미래에 대한 뚜렷한 길을 안내해 주는 교사가 진정 아름다운 교사인 것이다. 우수한 학생은 공부를 잘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자기의 위치를 찾아간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의 길을 부모로부터 가정으로부터 잘 안내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바라보면서 교사의 노하우를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한 마디로 이들을 감화시킬 수 없는 것이다. 시간을 두고 그들과 이야기하고 또 불러서 상담하는 가운데 학생은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다. 학생이 교사를 보고 웃음짓는 것은 교사가 그들에게 사랑을 보일 때이다. 지나친 엄격도 요즘은 오히려 독이 되는 상황이다. 교원평가가 교사의 발목을 잡는다. 교원 평가 때문에 학생에게 비속어를 잘 쓰지 않는 것도, 회초리를 들지 않는 것은 학교 현장의 변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학생의 버릇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교사에게는 긴 시간이 필요한 상황으로 바뀌었다. 교사의 회초리 없는 상황은 학생의 인성 순화의 길로 접어드는 계기가 되었다. 교사의 회초리가 교사의 웃음으로 바뀌어 감에 따라 웃음 짓는 교사의 무게는 더욱 중요한 가치를 드러내야 할 상황이 되고 말았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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