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을 보고 깨달음 네 가지

2015.10.20 13:42:00

가족이란 취미생활까지 점점 닮아 가는가? 아내와 딸은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필자는 영화가 그저 그렇다. 대작이나 감동을 주는 명작이리면 모를까 그렇게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 얼마 전 아내와 딸이 영화를 같이 보잔다. 영화 ‘인턴’이다. 문화생활의 여유를 즐길 겸 동행하였다.

우리 딸도 대학 생활 중 인턴생활을 한 적이 있다. 하고 싶기도 하였지만 경력 쌓기 차원에서 6개월 정도 하였는데 밖에서 보는 것과 전혀 다르다. 말이 인턴이지 하는 일은 잔심부름꾼에 불과하다. 인턴생활을 하면서 개인 회사 경영 노하우를 익히려는 시도는 금방 깨어지고 말았다.

과거 인턴은 의과 대학을 졸업한 뒤에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한 임상 실습을 받는 수련의 가운데 첫 1년 동안의 과정에 있는 사람을 일컬었다. 그러나 요즘은 인턴의 의미도 바뀌었다. 대학교 등의 졸업 예정자 가운데 일정기간 회사에 지원하여 사원으로서 미리 회사의 실무를 익히는 과정에 참여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내가 본 영화 '인턴‘. 관람평은 이렇다. 이런 줄거리와 소재 갖고 영화 제작이 가능하구나! 또 수출(수입)이 가능하구나! 그래도 관객이 제법 모여드네? 이다. 한마디로 이 영화를 혹평한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각도 있다. 평범한 인생살이가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광고에 나온 글이다. “경험 많은 70세 인턴 로버트 드니로, 열정 많은 30세 CEO 앤 해서웨이”. 감독은 낸시 마이어스이다. “남녀 불문, 나이 불문, 직급 불문, 공감 코미디!” 이영화가 코미디라고? 관람 도중 관중들의 웃음 소리 별로 듣지 못했다. 반전도 없다. 관객의 상상력을 증폭시키거나 해야 하는데 결말이 평범하다. 그저 그런 영화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형편 없는 영화일까? 영화 관람료가 아깝다고? 아니다. 여기서도 시대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우리네 세상살이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삶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영화를 통해서 세상을 보는 눈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몇 가지 깨달음을 적어 본다. 첫째, 우리네 삶에 있어서 일(직업)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회사 부사장에서 은퇴한 70대. 은퇴 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았으나 허전함 무료함은 어쩔 수 없다. 결국 회사 인턴으로 취직한다. 그리하여 잘 적응하고 회사 CEO를 비롯한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 노후의 성공된 하나의 삶이다.

둘째, 원숙한 나이와 수 십 년의 경력은 속일 수 없다는 것. 70대 인턴은 신입사원 동기는 물론 여러 회사 동료들에게 도움을 준다. 여러 문제 상황에 부딪친 동료들에게 실질적인 해결책을 준다. 열정은 넘치되 실수를 저지른 CEO에게도 행동으로 도움을 주어 난제를 해결한다. 이런 것이 모두 나이와 경력에서 나왔다고 보는 것이다.

셋째, 요즘 흐름이 워킹맘이 대세이지만 여자 혼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 남편을 비롯해 주위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내 역할, 엄마 역할 등 1인 3역은 모두 성공적으로 해내기는 정말 힘든 것이다. 워킹맘이 성공하려면 특히 남편의 외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넷째, 남편의 전업주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 요즘 공무원 사회에서도 아내가 직장 생활을 하고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내가 집안살림하고 육아를 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요즘 요리를 배우는 남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데 새로운 풍속도이다. 아마 이런 현상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나서 속으로만 깨닫지 말고 관람 후기를 서로 나누거나 관람평을 서로 나누는 것은 좋은 일이다. 같은 영화를 보고도 보는 관점, 깨달음은 다 다를 것이다. 이것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그렇게 영화를 좋아하는 아내는 영화를 보면서 깜빡 졸았다고 실토한다. 이것은 아내 잘못이 아니다. 영화 제작자의 잘못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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