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서기 전 마돈나가 싸이에게 한 말은?

2015.10.27 17:47:00

제64회 수원포럼 참가기

배운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배운다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이다. 부족함은 아는 사람은 겸손하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고개를 숙일 줄 안다. 상대방의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한다. 자신의 부족함은 알고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은 두뇌를 꾸준히 써야 한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은 치매에 걸릴 일이 없다.

지난 주 수원시청이 주관하는 제64회 수원포럼에 참가하였다. 강사와 주제가 솔깃하였기 때문이다. 대중음악평론가이자 팝 칼럼니스트인 임진모 강사의 ‘대중음악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다. 대중음악은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온다. 대중음악 가수에 대하여 궁금증이 많다. 임진모 강사는 누구보다 그들의 세계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발걸음은 시청 별관으로 향한 것이다.

강사의 평범한 첫마디가 인상적이다. 택시를 탔을 때 기사에게 “음악 꺼 주세요!”라는 말은 제발 하지 말라고 부탁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음악은 우리의 삶 자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음악을 거부하는 사람은 삶을 포기한 사람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래식이든 가요이든 국악이든 팝이든 어떤 음악이든지 수용할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그는 죽을 때까지 꼭해야 할 일 두 가지를 든다. 바로 책 읽기와 음악 듣기. 독서는 시각적 활동을 통해 머리를 살찌우는 일이다. 음악 듣기는 귀를 통하여 가슴을 살찌우는 일이다. 예술을 통하여 감성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그는 영화를 보는 것보다 음악을 많이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준비한 PPT를 보니 싸이, 마돈나, 조용필, 아이유 등이다. 가수에 대해 세세히 알고 있으니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우리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내용도 그는 알고 있다. 자연히 그의 강의 속으로 빠져든다. 그가 말하는 가수는 하나의 예다. 그 가수의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우는 가가 오늘 강연의 주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싸이와 마돈나 이야기. 세계적인 스타 마돈나가 자신의 단독 공연에 한국의 싸이를 초청한 것. 마돈나는 1958년생이니 50대 후반이다. 싸이는 1977년생이니 20년 차이가 난다. 그러나 그 수준으로 볼 때 두 사람의 차이는 감히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두 사람은 멋지게 무대위에 선다.




마돈나는 왜 싸이를 특별초대 가수로 맞이했을까? 바로 마음이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스타는 그 당시 ‘강남 스타일’과 말춤으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싸이를 자신의 공연무대에 끌어들인 것이다. 그 무대에 서기 전에 마돈나가 싸이에게 한 말이 인상적이다. “무대에서 내 몸 어디를 만져도 좋아!”

유튜브에 떠 있는 그 공연을 반복하여 보았다. 정열적인 공연에 싸이와 마돈나의 동작이 척척 맞는다. 마돈나의 행동 중 잊을 수 없는 장면 하나. 싸이의 말춤 가랑이 사이로 마돈나가 기어들어간다. 왜? 그 자리를 찾아온 관객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기 위해서다. 이게 바로 프로라는 것 아닐까?

다음은 조용필의 경우다. 그는 1968년에 데뷔했다. 첫 히트곡은 1975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다. 무명시절을 무려 7년이나 보낸 것.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 7년의 세월을 기다려 줄까? 그것을 참고 기다렸기에 ‘위대한 탄생’이 나오고 부단한 노력 끝에 조용필은 ‘가왕’이 된 것 아닐까?

조용필에게도 실패는 있었다. 2003년 제18집 ‘Over The Rainbow'가 바로 그것. 강연에 따르면 뽕기(뽕짝)로 타켓을 기성 세대로 하였는데 철저히 실패작으로 끝났다는 것. 10년 뒤 나온 제19집 ’Hello'. 여기에 그 유명한 ‘바운스’가 들어가 있다. 바운스는 말이 우리 가요이지 세계인의 입맛에도 맞는 것이다. 음악의 흐름이 세계적인 것인데 우리 가사를 붙인 것 같다고 강사는 평한다. 음악에서 젊은이들의 흐름을 외면하면 실패라는 교훈을 받았다.

수원포럼. 참석자 대부분이 시청 공무원들이지만 수원시민들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 강연 주제도 좋고 강사도 괜찮은 사람들이다. 다음 달 26일(목)에는 안도현 시인의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다. 시민들의 평생교육의 장을 마련해 준 수원시청에 감사드린다. 배운다는 것은 참으로 위대한 일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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