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킬미, 힐미’로 MBC연기대상의 대상을 수상한 지성(신석호 역), 대박을 터뜨린 tvN ‘응답하라 1988’의 혜리(그린 역), 영화 ‘7번방의 선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작가 유영아가 뭉쳤다. 4월 20일 시작해 6월 16일 제18회로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가 그것이다.
내가 ‘딴따라’를 두 달 동안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본 것은, 그러나 그런 화제성 때문이 아니다. 내가 ‘딴따라’를 본 것은 타이밍 때문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태양의 후예’가 1주 전 끝났지만, KBS는 후속작을 곧바로 방송하지 않았다. ‘태양의 후예’ 스페셜을 방송하느라 1주 늦게 ‘마스타-국수의 신’을 시작했다.
이를테면 ‘태양의 후예’ 보기를 마치고나니 곧바로 이어진 ‘딴따라’여서 자연스럽게 시청하게된 셈이다. 사실은 ‘딴따라’가 관심을 끈 것이 또 있긴 하다. 아이돌 스타의 드라마, 영화출연이 보편화되긴 했지만, 유난히 강세를 보인 것. 걸스데이의 혜리, 시앤블루의 강민혁(조하늘 역), 틴탑의 엘조(서재훈 역) 등 여느 드라마에 비해 많아서다.
일단 10대 여중고생 등의 폭발적 호응이 예상됐지만, 시청률은 좀 약했지 싶다. TNmS 조사에 따르면 최고 시청률조차 8.2%에 머물렀다. 서울 수도권의 경우 10.8%였다. AGB 조사의 경우도 최고 시청률은 8.7%에 그쳤다. 서울 수도권의 최고 시청률은 10.2%였다.
그만그만한 시청률에는 이유가 있다. 한 마디로 ‘딴따라’는 재미 없는 드라라다. 좀 격하게 말하면 본 것이 후회되는, 본전 생각나는 드라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딴따라는 연예인(특히 가수)을 비하시킨 말이다. 지금도 서재훈 엄마처럼 딴따라를 못하게 하는 근엄한 부모들이 존재한다.
그럴망정 트로트 가수도 아니고 아이돌 스타들을 딴따라로 설정한 것은 좀 아니지 싶다. 딴따라에 맞는 전개는 신석호의 과거 행적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가령 무명 작곡가 곡을 아이돌 스타의 노래로 둔갑시키는 따위가 그것이다.
드라마는 신석호의 개과천선을 보여주며 아주 ‘착하게’ 반전한다. 그것이 오히려 박진감을 반감시킨다. 연예기획사, 가수, 방송국 등이 난마처럼 얽혀 일반 팬들이 모르는 뭔가 흑막 파헤치기 같은 걸 내심 기대한 시청자들을 배신한 것이라 할까.
주객이 전도된 듯한 핀트도 마찬가지다. 딴따라 밴드 구성원을 보면 하나같이 문제아다. 성추행범(아닌 걸로 진실이 밝혀지지만), 입양아, 25살에 애 아빠, 마마보이 등이다. 공연하는 무대 등 음악드라마가 아니라 가족드라마로 보이는 이유이다. 무대의 화려한 아이돌 스타들이 실제로 그런지 의구심마저 안겨준다.
가장 거슬리는 건 하늘의 형 조성하(조복래)를 대하는 신석호의 잦은 눈물 장면이다. 하늘의 경우 형이니 그렇다쳐도 그 외 멤버들의 우는 모습 역시 공감을 자아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신석호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이지영(윤서) 캐스팅 알선에 김주한(허준석) 개업 화환까지 오지랖 넓은 신석호의 착함도 마찬가지다.
“좀 느리고 더뎌도 같이 가고 싶지”를 주제로 내세웠을망정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해피엔딩 역시 그렇다. 결론적으로 ‘딴따라’는 전반적 흐름이 너무 착해서 재미 없는 드라마이다. 전체적 구도상 다소 튀는 변죽만 올린 멜로라인이나 몰입을 방해한 카메오의 잦은 출연 등도 지적해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