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용(節用)의 선생님

2016.08.05 13:44:00

지금도 밖에서는 매미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짧은 삶을 사는 매미는 이른 아침부터 맴맴 여름을 알린다. 매미의 사명을 다하는 것을 볼 때 참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선생님들은 특별한 사명을 부여받았다.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이끄는 사명, 학생들의 변화시키는 사명, 새로운 지식을 응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인간을 기르는 사명 등 엄청 많은 사명을 부여받았다. 이러기에 한편으로 부담스럽지만 한편으로 자랑스럽다.

학교에서 여러 가지 가르쳐야 할 것 중의 하나가 절용이다. 절약해서 쓰는 것이다. 절용의 교육이 잘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는 학교만 가봐도 알 수가 있다.

가장 많이 낭비하는 것이 화장실의 휴지다. 휴지를 뭉텅이로 사용하다 버린다. 그것도 사용하지 않고 버리기도 한다. 만약 자기 집의 것이라면 그렇게 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사용(私用)을 절약하는 것은 사람마다 능히 할 수 있으나 공고(公庫)를 절약하는 이는 드물다. 공물 보기를 사물처럼 한다면 그는 곧 어진 목민관이다.” 앞으로 세계의 선도적인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이는 학교의 것도 내 집의 것처럼 아끼고 절약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절용(節用)의 선생님이라 할 수 있다.

물도 마찬가지다. 물을 필요할 때는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물을 낭비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이것이 습관화되면 지도자로 성장할 수 없다. 자기가 마음대로 낭비하는데 누굴 보고 낭비하지 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전기도 마찬가지다. 수업을 할 때 에어컨을 트는 것은 좋으나 수업을 마치고 빈 교실에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다면 얼마나 낭비가 심하겠는가? 교실에 학생이 아무도 없는데 불이 켜져 있으면 그것 또한 마찬가지다. 교무실도 마찬가지다. 선생님이 계시지 않는데 에어컨이 돌아간다? 신경을 써야 할 일이다. 학생들에게 교육을 잘 시켜야 할 것이다.

요즘은 가족단위로 휴가를 많이 간다. 휴가를 간 곳에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절용의 교육을 잘 받았더라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자연을 보호하는 방법은 내가 가지고 간 쓰레기는 내가 치우거나 집에 가지고 와서 버리는 것이 정도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비닐봉투 사용문제다. 비닐봉투는 썩지 않는다니 문제다. 소각을 하면 건강에 해로운 물질이 나온다고 한다. 이것들이 산이나 바다에 그대로 두면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빼앗아가고 만다.

재사용이 좋다고 하니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고 앞으로 환경오염에 영향을 주지 않는 봉투를 만드는 과학자도 많이 나와야 할 것 같다. 1회용 커피잔도 환경오염에 주범이라고 하니 이것 또한 사용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무기(無棄)라 곧 버림이 없도록 지도하는 것, 선용재(善用財)라 곧 재화를 잘 쓰는 것, 절용이란 곧 목민관이 먼저 힘써야 하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절용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앞서 실천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절용(節用)의 선생님이라 할 수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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