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체육 교사들의 흥미진진한 네트경기 한판!

2015.07.01 09:00:00

계륵(鷄肋). 공부에 지쳐 있다가 그나마 바깥공기 마시며 놀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는 체육시간을 아이들은 좋아하면서도 싫어한다. 기왕 노는 거, 화끈하게 땀내며 놀아보기 위해서 각종 네트형 게임을 연구하는 전북 초등체육교과연구회, ‘네트너머로’. 그들을 춤추게 하는 건 아이들의 이 한마디이다. "쌤~ 한 판 더!"

놀 시간이 없단다. 함께 놀 아이들도 없단다. 학교가 끝나면 장소만 달라졌지 책상 앞에 앉아있기는 매 마찬가지인 아이들. 몸을 움직일 틈이 없다보니 당연히 체중은 늘어나고, 체력은 떨어진다. 아이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지는 오래다. 더 이상 안타까워만 하고 있을 수 없다고 결심한 전북지역 초등체육교사 12명. 이들은 체육시간조차 움직이는 것을 귀찮아하는 아이들이 즐겁고 흥미롭게 한판 잘 놀아볼 수 있는 게임이 없을까 고민했고, 네트형 운동경기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전북 초등체육교과연구회 ‘네트너머로’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땀 흘리기 싫어하는 사춘기 여학생도, 네트 게임을 어려워하는 초등학생도 모두모두 즐겁게 체육활동을 할 수 있다는 ‘네트너머로’의 흥미로운 체육수업 이야기를 들어본다.



‘네트너머로 수업연구회’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네트너머로’는 배구, 배드민턴, 탁구 등 기존 ‘네트형 운동경기’의 규칙과 도구를 변형시켜 학년, 성별, 학교 규모 등에 관계없이 쉽게 적용 가능한 게임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초등체육교과연구회입니다. 아직 초등학생들은 공을 다루는 네트형 게임을 어려워합니다. 신체발달도 아직 덜 되었고, 공 다루는 기술도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네트형 게임을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수 있을까 연구해보고 현장에 적용해 보기 위해 2014년 연구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처음 시작 당시에는 10명이었지만 올해는 2명이 더 연구회에 뜻을 같이하기로했습니다. 초등교사 경력이 적게는 4년, 많게는 18년까지 연령대 또한 다양하여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교육활동에 도움이 되곤 합니다.

연구회 이름이 독특합니다. '네트너머로'가 어떤 의미인지요. 그리고 연구회의 목적에 대해도 말씀해주세요.

‘네트너머로’는 우선 다양한 네트형 게임을 연구하는 교과모임으로서의 의미가 있습니다. 네트 너머에 있는 상대방 혹은 상대팀의 표정이나 움직임을 읽으며 그에 따른 전략을 창의적으로 세울 뿐만 아니라 자신의 네트 안에 있는 팀끼리의 협동심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네트너머로’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죠. 그리고 네트를 넘어 아이들과 자유롭게 소통하자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연구회의 목적은 학생들이 체육시간 및 여가 시간에 다양한 네트형 경쟁 활동을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는 데 있습니다. 실제 학생들에게 지도하기 위하여 연구회 회원들이 기술 및 방법을 직접 익혀보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체격은 커지고 체력이 아주 약하다는 말이 있는데요,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어떠한가요.

요즘 6학년 아이들은 성인만큼 덩치가 큰 친구들도 많습니다. 영양상태가 좋아지는 만큼 아이들 체격이 부쩍 커졌는데요. 체력은 전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여러 선생님의 이야기와 통계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 연구회 선생님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뛰어놀 시간이 없다. 많이 앉아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중은 늘어나고 체력은 떨어진다.”, ‟아이들이 조금만 힘들어도 금방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학원과 공부에 치이는 아이들이 안타깝다는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매주 모임을 갖는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가나요?

주로 아이들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네트형 게임을 가르쳤던 경험이나 노하우를 함께 나누기도 하고 선생님 개인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이야기도 나눕니다. 또 개인적인 이야기나 학교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합니다.

실제로 체육교과과정에 적용한 사례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남학생의 경우에는 체육을 좋아하고 신체 능력이 좋은 학생들이 많아 곧잘 활동하지만, 여학생의 경우 큰 공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발로 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학생들도 모두 즐길 수 있도록 배구와 족구를 결합하여 경기방법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배구는 공을 잡게 되면 홀딩으로 반칙이 되고 땅에 닿으면 실점이 되지만, 족구와 결합하여 라인 안의 땅에 한 번은 닿아도 되고 손으로 잡아서 던져도 되도록 말이죠. 이러한 방법으로 체육교과과정에 적용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보람이 있었다면.

2014년에 농산어촌 소인수학급 담임을 맡았습니다. 학생 성비가 남학생 2명에 여학생이 8명이다보니, 여학생들의 성향에 따라 학급 분위기가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교실을 벗어나는 체육시간을 기다리기도 했지만 고학년 여학생 들은 땀 흘리는 체육시간을 마냥 기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활동적인 체육활동이 되기 힘들었죠. 그런데 배구와 족구를 결합하여 경기방법을 바꾼 네트형 경쟁 게임으로 체육교과활동을 운영하자, 그렇게 땀을 흘리기 싫어하던 사춘기 여학생들이 땀을 흠뻑 흘리며 재미있게 활동을 하더니 체육시간만 되면 그 게임을 하자고 난리였습니다. 이후에 다른 체육활동에도 조금씩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현재 저희 ‘네트너머로’는 12명밖에 되지 않고 조직된 지도 2년째인 신생 연구회입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매주 모여서 어떻게 하면 체육수업을 더욱 즐겁고 신나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열정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은 미미한 단계이고 실제 수업에 적용시키며 일반화시키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다른 동료교사들과의 모임들을 통하여 여러 게임을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더불어 저희가 연구한 성과가 교육현장 곳곳에서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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