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체제다. 이 체제는 어느 한 나라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지구적으로 바람을 타고 전개된 것이다. 우리는 이 체제를 매우 늦게 해방 후 도입했다. 우리 나라는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 근본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의 선언이다. 이 헌법에 의하여 대통령을 비롯하여 모든 공무원은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직분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다.
인구와 넓은 지역의 제한성 때문에 대부분의 민주국가에서는 국민을 대신하는 대의 정치를 실시한다. 그 가운데 국민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자유를 갖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탄핵을 주장하는 촛불도 태극기를 들고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도 충분히 의사표현을 하였고 이제는 최종 막을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 이러한 갈등과 대립이 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존재하는 해결책이 필요하다. 한 개인의 목소리가 아닌 집단 지성의 소리를 모아 집결한 것이 법치주의이다.
이같은 체계의 정치제도에서 헌법재판소의 역할은 최고로 중요한 것이다. 헌법도 인간이 만든 것이기에 불안정할 수 있지만 헌법으로부터 부여받아 최종적 판단을 내리는 곳이 바로 헌법재판소이다. 탄핵에 반대한 시민들이 이번 파면 결정에 실망하는 것은 십분 이해하지만 '헌재를 박살내자'는 과격한 구호를 외치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이다. 이같은 언어는 현실의 왜곡된 지각에서 출발한다. 아직도 현실을 왜곡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군다나 법치를 지켜야 할 보루인 변호인단이 '대한민국은 망한다'고 저주를 하는 것은 국민의 도리가 아니다. 전 박근혜 대통령이 마지막 해야 할 말이 하나 있다면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입으로 선포하였던 언어를 재발견해 자기를 옹호한 집단을 치료해 주는 길 뿐이다. 이 언어는 생명의 언어가 될 것이다.
필자는 30여년 전 사회 교과목을 통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민주정치를 가르친 경험이 있다. 이때 수업을 마치고 한 학생이 쓴 수업 감상 편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 학생은 "민주주의는 정치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만든다"라고 정의를 한 이 학생은 지금 40대 중반이 되었다. 그들이 바로 민주주의의 주인공이다. 그는 분명히 한 국민으로서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을 것이며, 똑똑한 국민으로 성장하여 삶의 현장을 지키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그의 소원처럼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지켜 봐 달라는 그의 기대를 나도 감당하기 위하여 지금도 변함없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