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는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을 목표로 중학교 자유학기제, 고교무상교육, 대학반값등록금, 무료방과후학교, 공교육정상화, 교사 1인당 학생수 OECD 상위수준 개선 등을 공약했다.
1월 교육부가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중학교자유학기제 추진을 통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학업성취도가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또 공교육정상화법 제정을 통해 교사의 91%가 수업분위기가 좋아지고 학부모의 89%가 교육비부담 경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초등돌봄교실의 경우 12,000개실에 이르고 학부모 만족도가 95.7%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립대학회계법 제정을 통해 국립대학의 비효율성이 개선되는 등 대학 구조개혁을 본격화하는 한편 대학생 112만명이 등록금 50%이상을 지원받아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산학일체형도제학교 운영 등은 능력으로 인정받는 사회를 만드는 초석을 조성해 직업계고 취업률이 47.2%로 높아졌고 대학진학률은 69.8%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의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집권초기 여대야소의 유리한 정치지형이었지만 소모적 논쟁을 풀 정치력 부재와 예산부족, 지방선거 결과 대거 출현한 진보교육감과의 갈등 등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임기를 중도에 마쳤다는 평가다.
실제로 의원입법으로 추진했던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의 경우 시행까지 1년이 걸렸고, 고교무상교육의 경우 2016년 완성을 목표로 했지만 2014년 예산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1년씩 뒤로 미뤘다가 슬그머니 폐기 수순으로 들어갔다. 오히려 고교 학비 지원금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공약이 후퇴했다는 평가다. 교육부와 시‧도교육감의 극심한 갈등으로 학부모들이 애꿎은 피해를 봤던 누리과정의 경우도 예산 부담의 책임을 정하지 못한 채 한시적으로 유아교육특별회계법으로 미봉해놓은 상태다.
또 반값등록금 역시 학생 1인당 평균등록금과 장학금 수혜액에 따는 통계적 착시일 뿐 체감 등록금 부담은 여전하다는 것이 대학생들의 대체적은 평가다. 실제 2015년도 학생 1인당 장학금 지급액은 315만 1000원, 평균 등록금은 667만 5000원으로 통계적으로 등록금 부담이 절반 수준이다. 초등 방과후학교 무상화 역시 수익자부담경비에 해당하는 방과후학교활동비가 2012년에는 총 7020억원에서 2015년에는 9414억원으로 34.1% 증가해 공약과 역행했다.
대입시 정책 역시 공통원서접수시스템 정착 등 미세한 부분에 성과는 있었지만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학생‧교사‧학부모의 95%가 대입전형이 여전히 복잡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인해 사교육이 늘어난다고 느끼는 등 대입시 관련 공약도 겉돌았다는 지적이다.
5월 출범하게 될 새정부는 이미 시행계획을 발표하고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서는 손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 직후 입장을 통해 “이미 주요 정책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추진 중이어서 정책의 별다른 혼선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대학생 반값등록금이나 고교무상교육은 2012년부터 이견없이 주요 후보들이 공약으로 제시한 것들이어서 계승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간 갈등을 빚었던 누리과정의 경우 현재 거론되는 유력후보들이 대부분 중앙정부 책임에 무게를 두고 있어 교육부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국정교과서는 폐기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박근혜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교육철학에 바탕을 둔 일관된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데다 정책을 종합할 컨트롤타워마저 부재해 혼란이 컸던 측면이 있다”며 “갑작스럽게 출범하게 될 차기 정부는 무엇보다 교육정책을 안정화하면서 제시한 공약을 차분하게 이행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