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를 앞둔 요즘, 매시간 아이들은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수업시간 자습 시간을 요구한다.
“선생님, 시험공부 할 시간 좀 주세요. 제발~요.”
시험을 코앞에 두고 수업시간 자습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교사는 자습을 주기 전에 반드시 학생들에게 자습 희망 여부를 물어봐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자습을 원치 않은 학생들이 있다면, 자습 시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자습시간을 주었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자습을 원치 않은 한 아이가 자습 시간 때문에 시험을 망쳤다며 내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자습 시간 중 공부를 하지 않고 딴짓하는 아이들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시험을 앞둔 자습시간을 반대했다. 그 이후, 시험을 며칠 남겨놓고 내 시간에 자습을 주는 일이 결코 없었다.
사실 시험 범위까지 진도(進度)가 나간 경우, 더 이상 진도는 학생이나 교사 모두에게 별 의미가 없다. 설령, 진도를 계속해서 나간다 할지라도 학생의 수업 집중력은 떨어진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학생들에게 자습 시간을 줌으로써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교사도 더러 있다.
시험에 앞서, 무작정 자습으로 시간을 때우기보다 학생들에게 시험 관련 간단한 과제를 주고 발표를 시켜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발표를 잘한 학생은 생기부 교과 세부 특기사항에 그 내용을 적어주는 것도 괜찮다. 무엇보다 배운 내용을 복습하게 해 질문을 유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는 수업시간 자습시간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학기 초 학사일정을 고려하여 진도계획을 잘 세워야 하며, 학습지도안도 시간 안배에 따라 내용을 편성해 수업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이들 또한 일과 시간 중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여 촌음(寸陰)을 아껴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같다. 그러나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엄청난 차이가 날 수 있다. 시험이 끝난 뒤, 노력한 만큼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일부 아이들은 자괴감에 빠져 아예 공부를 포기하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의 책무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