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학기 자율연수휴직에 교원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율연수휴직은 과중한 업무와 교권 침해 등으로 심신의 재충전이 필요한 교원에게 일정기간 휴식과 자기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18일 교육부가 밝힌 ‘2016~2017년 교원 자율연수휴직제 실시 현황’에 따르면 올 3월 자율연수 휴직을 한 교원은 총 139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3월 256명에 비해 5.4배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9월 휴직자 255명을 합친 2016년 전체 인원보다도 2.7배 많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49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264명), 대구(104명), 인천(102명)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3월, 9월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았던 강원도에서도 21명의 교원이 자율연수 휴직에 들어갔다. 학교 급별로는 유‧초등이 690명, 중등이 694명, 특수가 10명, 기타 학교이외 근무 교원이 1명이었다.
이처럼 자율연수 휴직 교원이 대폭 증가한 것과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홍보기간이 부족했는데 1년이 지나면서 제도가 알려져 전국적으로 고르게 신청자가 늘었다”며 “지난해 12월 사립교원도 자율연수 휴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이 개정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제도를 이용하기 쉬운데다 공무원연금개혁이 마무리되면서 교단이 안정세에 접어든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한 중등 교사는 “신청자격 기준이 비교적 폭넓고 시‧도교육청에서 결격사유가 없으면 대부분 받아주고 있다”며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 이후 교원들이 명예퇴직보다는 일정기간 심신을 재정비하고 돌아올 수 있는 자율연수 휴직을 더 많이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도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대체인력 수급 방안 보완 등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인력 수급이 상대적으로 원활한 서울 등 일부 대도시와는 달리 농산어촌의 경우 대체인력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은데다 중등의 경우 휴직 교사의 과목까지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육아휴직이나 질병휴직 등 다양한 휴직 요인으로 발생하는 교원을 기간제로 대체하고 있지만 농산어촌 지역의 경우 이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교육부에서는 정규교사를 선발하라고 지침을 내렸지만 중등의 경우 휴직교원의 복직이후 과원 발생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제도가 무급인데다 휴직기간을 재직 경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호봉 승급에서 제외하는 점도 개선사항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김동석 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교육청에서 기간제 대신 정규교원으로 휴직 교원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인력운영을 여유있게 할 수 있도록 교원이 증원돼야 한다”며 “제도활성화와 관련해서도 자율연수휴직제와 학습연구년제를 통합한 안식년 개념의 ‘교원연구년제’ 도입을 통해 교원 심신의 재충전과 자기개발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