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인(31·사진) 충북 진천 옥동초 교사의 별명은 ‘영상대장’이다.
전문가 못지않은 영상편집 실력으로 300여 편의 교육자료를 만들어온데 이어 영상을 직접 제작해보길 원하는 이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며 갈증을 풀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만화와 영상으로 교육콘텐츠를 연구·활용하는 교사연구모임 ‘참쌤교사의 콘텐츠스쿨(참쌤스쿨)’ 1기로 활약하며 교육용 영상을 다수 제작했다. 함께 참여한 교사 2명과 ‘왕초보 교사도 뚝딱 만드는 디지털 학급운영 콘텐츠 - 교사가 콘텐츠다!’도 공저했다. 교내에서도 학생들을 상대로 영상제작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18일 옥동초에서 만난 박 교사는 “청주교대 시절 다큐멘터리 제작 동아리 활동을 하며 쌓은 편집능력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던 차에 때마침 요즘 교실에서 영상 붐이 일어 재능을 한껏 활용하고 있다”며 “뜻이 맞는 교사들과 교육용 영상을 제작하다 최근에는 영상제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온라인으로 무료 강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2~3년 사이 교실에서 영상자료 사용이 부쩍 늘다보니 이를 제대로 활용하길 원하는 교사들이 그를 찾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사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어플)으로 간단히 영상을 만드는 것부터 해볼 것을 권한다. 일단 손쉬운 영상제작을 통해 흥미부터 느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퀵’, ‘비바비디오’, ‘키네마스터’ 등 자동 편집 어플이 다수 출시된 상황이다. 이를 통해 단 10분 만에 영상을 만들 수 있다.
그는 최근 옥동초에서 진행된 ‘벼 교육’을 예로 들었다. 벼를 베고 탈곡하는 등 다양한 장면을 1분 이내로 여러 각도에서 찍는다. 어플은 주로 영상의 가운데 부분을 갖다 쓰므로 촬영 시 앞뒤로 3초 정도의 여유를 두는 게 팁이다. 그런 뒤 어플을 켜고 편집하길 원하는 파일들을 선택한 뒤 템플릿을 고르면 자동으로 한 편의 ‘벼 체험’ 영상이 만들어진다. 이를 학급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 학부모까지 함께 볼 수 있도록 한 결과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댓글로 호응했다.
박 교사는 “자동편집 어플을 통해 이런 교육영상은 물론 주위 사람들 간 겪었던 일들을 담아 공유하면 서로 간의 추억도 소중하게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영상의 매력에 어느 정도 젖어 들었다면 이제 전문 프로그램으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보면 된다. 홀로 3분짜리 하나 만드는데 촬영, 편집에 자막까지 넣는 등 3~4시간은 걸린다. 그러나 작품 하나를 완성한 후 성취감과 보람 또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주 매력적인 작업이라는 게 박 교사의 설명이다.
그는 “좋은 영상을 제작하면 수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영상을 본 이들의 호평을 듣고 나면 피곤함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미디어 접촉이 많아진 요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물론 직접 영상을 제작해 미디어 문화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상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은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에는 반(4학년) 학생에게 ‘독도 UCC’를 만들어오라고 시킨 뒤 이를 모아 10분여 작품으로 편집해 소극장 규모의 시청각실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자신의 작품이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지켜본 아이들은 신기함에 탄성을 내질렀다.
박 교사는 “아이들은 독도에 대해 공부하고, 좋은 영상이 어떤 위력을 지녔는지도 실감했다”고 전했다.
그런 박 교사는 온라인에서 ‘빠르크의 3분강좌’로 또 다른 제자들을 만나고 있다. 독학으로 마스터한 ‘프리미어’, ‘파이널컷’ 등 전문 편집프로그램에 대한 강좌를 3분씩 나눠 유튜브, 블로그, 페이스북에 주 2회 정도 올리고 있다.
이해하기 쉽게 잘 만든 그의 영상에 많은 이들이 몰리고 있다. 유튜브 기준으로 채널 구독자는 3000명에 육박했고 건당 조회 수도 수천 회에 이른다. 전문 프로그램 교육용 자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관심도가 꽤 높은 편이다.
박 교사는 “좋은 영상자료는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 자료”라면서 “흰색 바탕은 빔 프로젝트를 쐈을 때 잘 보이지 않으므로 가급적 쓰지 말고, 기승전결을 나눠 하고 싶은 핵심내용을 ‘전’에 해당하는 3분의2 지점에 넣으면 효과적”이라고 귀띔했다.